하나로통신은 2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AIG-뉴브리지캐피털 컨소시엄이 제시한 5억달러(5천8백50억원)규모의 투자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9표,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추진했던 1대주주 LG측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외자유치안에 반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최종 확정될지는 불투명하다. AIG-뉴브리지컨소시엄은 하나로통신측에 주당 3천2백원에 5억달러(약 5천8백50억원)를 신주배정 방식으로 투자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 안이 주총을 통과해 외자유치가 이뤄질 경우 AIG컨소시엄은 지분 39.6%를 확보해 1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AIG는 이와함께 이사진 11명중 5명을 추천하는 권리도 갖게돼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하나로통신은 AIG컨소시엄과 내달 6일 투자계약을 맺고 10월 21일 경기 일산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어 외자유치안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자사가 지지한 외자유치안이 통과됨에 따라 하나로통신이 발행하는 기업어음(CP) 1천2백억원어치를 외자유치후 즉시 상환하는 조건으로 단독 인수키로 했다. LG측은 이사회에서 주당 최저발행가 3천원으로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현 지분비율에 따라 나눠 인수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채택되지 못했다. LG관계자는 "최대주주의 자격을 박탈하고 외자에게 경영권마저 넘겨주는 이사회의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주총에서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8일 정통부 변재일 차관과 하나로통신 주요 주주들간의 회동에서 이사회 결정을 주총에서 번복시킬 경우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LG가 어떠한 행동을 취할 지 주목된다. 이와관련,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하나로통신이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해도 정부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정부는 하나로통신 주요 주주들의 이해 관계가 얽힌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전제하고 "만일 하나로통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주요 주주들의 주식은 헐값이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정통부가 전체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하기는 오히려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LG,삼성전자,SK텔레콤 등 주요주주들이 이해관계에 얽혀 하나로통신 유동성 위기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데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