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46)은 "한국의 IT기술과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한국 온라인게임을 수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년여만에 국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손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온라인게임시장의 강국인 한국이 세계 게임산업의 중심부에 올라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콘텐츠 중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은 온라인게임이 처음"이라며 "온라인게임에는 한국의 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고 이것이 전세계 신세대들의 중심 문화코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청소년들 사이에 불고 있는 한류바람은 국산 온라인게임 덕분"이라며 "일본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이 새로 나올 때마다 일본어판을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한국어 사이트에 들러 사전을 뒤적여가면서까지 정보를 얻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일본이 대규모로 한국 문화를 수입하는 것은 백제시대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손 회장은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고속인터넷 환경에서는 온라인게임이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한국 온라인게임을 일본에서 서비스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위해 손 회장의 동생인 손태장 사장이 운영하는 겅호와 합작해 게임포털인 'GBB'를 설립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리니지 라그나로크 등 한국 게임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닷컴 영웅으로 급부상했다가 거품붕괴로 1조원 안팎의 손실을 입었던 손 회장은 "지금은 디지털시대의 초창기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터넷에 대한 환상이 빚어낸 투자과열 탓에 거품붕괴라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초고속인터넷(브로드밴드)을 기반으로 향후 1백년간 디지털시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닷컴붕괴로 어려움을 겪은 사람에게는 초고속인터넷과 사업을 어떻게 접목하느냐에 따라 회생여부가 판가름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회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면담을 갖고 한국 IT산업의 장래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또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일문화콘텐츠교류사업설명회에 참석,국산 온라인게임의 일본 진출 지원전략을 소개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