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폭력배를 소재로 한 코믹영화 `두사부일체'의 한장면. "`다음카페'라고 아십니까, 형님", "뭣이여! 그것은 누구 나와바리(관할구역)냐,아그야" 적어도 한국에서 `카페'란 단어는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의 인터넷 공간에 네티즌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다음카페'를 떠올리게한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를 선도했던 다음의 카페서비스가 25일로 4년을 맞았다. ▲기록으로 본 다음카페 = 꼭 4년전인 지난 99년 5월25일 시작된 다음의 카페는현재 카페수 250만개에 회원수만 2천400만명(중복ID 제외)에 이른다. `또 하나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셈이다. 다음의 이재웅 사장은 "`동호회'나 `토론장' 보다는 누구나 들러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다 보니 `카페'란 단어가 떠올랐다"며 "인터넷보급으로 사람들이 모이려고 하는 요구가 높아져 카페가 인기를 모으리라고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첫달인 지난 99년 5월에는 하루 평균 60개의 카페가 개설돼 평균 450명이 가입하는 데 그쳤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하루에 1만개의 카페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고 127만명의 네티즌이 카페에 가입하고 있다. 또 서비스가 시작된 99년 5월25일 개설된 카페 가운데 `스타크래프트', `시사랑', `대딩들의 천국', `386인생' 등 25개 카페가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최장수 카페로 자리잡았다. 회원수가 가장 많은 카페는 홈페이지 제작 정보를 교환하는 카페인 `장미가족의태그교실'로 159만8천748명이 가입해 있다. 이밖에 연예인의 과거사진을 공개한 `엽기 혹은 진실'(115만명)과 우스개 소리를 모아놓은 `유머나라'(108만명)가 `밀리언 카페'로 활동중이다. 카페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친목을 목적으로 한 동호회가 전체 개설된 카페의 31.2%로 가장 많으며 학교 동창회 카페가 18.3%, 영화, 음악, 정치, 경제 등 취미나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모인 카페가 각각 7~8% 를 차지하고 있다. 최단시간에 가장 많은 회원을 모은 카페는 인터넷 공간에서 플래시 애니메이션제작그룹으로 널리 알려진 `오인용'의 팬클럽으로 지난해 11월 개설 닷새만에 회원수 1천명을 돌파했고 2개월 만에 10만명을 넘어서는 인기를 모았다. ▲인터넷 여론 형성의 중심지 = 국내외에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경우 `넷심'(net+民心)을 알아보려면 다음카페에 들어가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다음카페다. 다음카페는 9.11테러,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남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카페가 하루만에 수백개가 생겨났다. 특히 지난해 월드컵과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 대구지하철역 참사, 대통령선거를거치면서 다음카페는 새로운 의사소통과 여론형성의 창구역할을 톡톡해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다음카페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는 21세기의 문화코드를 선도하고 인간관계를 재정립시키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의견이다. 이재웅 사장은 "그동안 우리 사회는 학연, 지연 등 폐쇄된 네트워크를 형성해왔으나 카페는 폐쇄성을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며 "카페는이제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양식이 표출되는 일상적인 공간이 됐다"고자평했다. ▲문제점도 양산 = 카페가 이같은 건강한 에너지를 생산한 반면 익명성이 보장되는 2천여만명의 네티즌이 의사소통을 하다보니 다음카페는 예상치 못한 범죄의 `터전'이 되기도 했다. 자살 카페를 비롯해 폭탄제조, 매춘, 범죄를 모의하는 전과자 카페, 접대부가되는 방법을 안내하는 카페 등 유해 카페가 증가하고 있는 것. 다음카페는 또 음란 콘텐츠가 카페를 통해 무차별로 유통되기도 하고 남의 명예를 훼손하는 비방성 글, 유언비어의 통로가 되는 문제점을 낳고 있다. 다음 측 역시 상시 감시직원을 두고 이같은 부작용을 막고있지만 250만개에 달하는 카페에서 흐르고 있는 수십억개의 글과 정보를 모두 확인한다는 것은 사실상불가능한 일이다. 즉 현재 카페는 어느 한 곳에서 관리하기에는 통제불능 상태인 셈이다. 다음 관계자는 "다음 역시 카페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최근 인터넷 이용자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사이버 공간에서의 예절에 대한 인식이 퍼져 자정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