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KT와 하나로통신의 양강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두루넷 고객 유치를 위한 KT와 하나로통신간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두루넷 대주주인 삼보컴퓨터의 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정관리 신청이후 절차=서울지방법원은 앞으로 한달이내 두루넷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법정관리가 결정되면 법원에서 선임한 법정관리인이 파견돼 자금과 경영활동 전반을 맡게 된다. 두루넷은 회사정리계획에 따라 최대 10년이내에 걸쳐 부채를 상환할수 있게 돼 빚부담으로부터 벗어날수 있다. 반면 법정관리 신청이 기각되면 두루넷은 곧바로 파산절차를 밟게 된다. 1999년 국내 기업 최초로 상장된 미 나스닥시장 두루넷 주식은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양강체제 가속화=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두루넷 가입자 이탈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탈로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대부분인 두루넷 서비스의 특성상 이를 수용할 수 있는 하나로통신이 상당한 이득을 챙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6천억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때문에 두루넷 인수를 포기한 데이콤으로선 초고속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도 가입자 기반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 기간망사업자인 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려면 두루넷 인수가 절실한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LG그룹이 통신사업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삼보컴퓨터 어떻게 되나=두루넷의 최대주주(지분율 31.8%)로 거액의 투자자금을 날린 삼보컴퓨터는 신인도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LG투자증권 박강호 애널리스트는 "법정관리가 종료될 때까지 최대주주인 삼보컴퓨터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의 김영준 애널리스트도 "올들어 삼보컴퓨터의 영업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안산공장 PC라인 분사 등 구조조정의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보컴퓨터 남기종 상무(재무담당)는 "지난해 두루넷에 투자한 투자자산 전액(1천1백76억원)을 지분법 평가손실로 처리했다"며 "지급보증 등 우발채무도 없어 두루넷이 어떤식으로 처리되든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내 PC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작년 하반기에는 영업적자를 냈으나 올 1분기 들어서는 영업흑자로 전환될 조짐이고 현금흐름도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장규호·박영태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