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의 전격해임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 김근 전 대표이사가 사임의 전제 조건으로 현 이사진의 퇴임을 요구해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한컴의 노동조합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해임을 주도한 김진 재무담당 전무와 최승동 기술담당 전무가 경영부실과 회사 이미지 실추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경우 자신도 자진 퇴임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했다. 노조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현 이사진이 퇴임하고 주주와 직원들에게 인정받는 이사진을 새로 구성한 뒤 스스로 사퇴하기로 했다"며 "김 전 대표도 이사진의 신임을 받지 못한 책임이 있으므로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전 대표의 복귀를 지지하는 것이 노조의 입장은 아니다"며"김 전 대표를 포함, 현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고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경영진이 구성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컴 노조에는 가입요건이 되는 직원 78명 가운데 54명이 가입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소집되지 않았다며 조만간 무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