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컴퓨터 웜 바이러스로 인해 국가 기간통신망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지난 25일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컴퓨터 사용자나 통신사업자들이 보안 패치를 설치하지 않은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지적된다. ▶관련기사 A3,12,14,21,39면 인터넷 대란은 지난 25일 오후 2시께 국내외 인터넷망 연결을 담당하는 KT 혜화전화국의 도메인 네임 시스템(DNS) 서버에 해외로 전송되는 대량의 데이터가 유입되면서 시작됐다.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는 KT의 비상조치에도 불구,데이터를 감당하지 못해 다운됐다. 이와 함께 하나로통신 등 다른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들과 SK텔레콤 KTF 등 무선인터넷 사업자들의 망도 급속한 트래픽 증가를 겪으며 모두 마비상태에 빠졌다. 이번 사고로 설 명절을 앞둔 인터넷 쇼핑몰은 거래를 할 수 없어 큰 피해를 입었으며 인터넷사용자들도 인터넷 접속이 안돼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여서 온라인 증권거래와 인터넷뱅킹 등 금융대란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정통부는 긴급 대책반을 구성,웜바이러스 확산 통로로 파악된 포트를 차단하고 복구작업을 실시한 결과 26일 오전 대부분 복구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특정 포트를 이용해 MS의 데이터베이스용 소프트웨어인 SQL서버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신종 웜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신종 웜은 미국 유럽 등 세계에서 동시에 발생했으나 한국의 피해가 가장 컸다. 이상철 정통부 장관은 "신종 웜 'SQL 오버플로'는 자기증식 기능을 갖고 있다"며 "27일 아침부터 다시 공격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어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2000 및 NT를 탑재한 PC와 서버 사용자들은 반드시 보안패치를 다운로드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현철·김남국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