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이재웅. 이하 다음)이 처음으로 시도한 e-메일을 통한 온라인 출구조사의 결과가 실제와 상당히 달라 난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19일 투표 마감시간 6시가 지나자 대선 특집코너와 보도자료를 통해 노무현 후보가 47.5%를 획득, 이회창 후보를 0.4%포인트 차로 누르고 힘겹게 당선할 것으로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당선자는 맞췄지만 출구조사를 실시한 방송사 두 곳이 득표율차(2.3%포인트)를 정확하게 맞춘 것에 비하면 정확도에서 형편없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더구나 방송사들의 표본크기가 4만~7만명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13만명의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한 다음의 출구조사는 더욱 그 차이가 커보였다. 다음은 지역별 득표율면에서 더욱 부끄러운 예측을 발표했다. 다음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노 후보가 6.3%포인트 앞선 서울에서 이 후보가 노후보보다 무려 14.6%포인트 앞섰다고 예측했고, 이번 대선에서 노 후보에게 승리의견인차 역할을 했던 충청지역에서도 이 후보가 54.0%로 노 후보를 17.7%포인트 차로따돌렸다는 어이없는 예측을 했다. 또 실제 5%포인트 정도의 박빙의 승부를 보인 경기. 인천지역의 경우 노 후보가이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이 앞선다고 발표했고 역시 득표율이 5%포인트 차였던 강원. 제주지역도 이 후보가 17.9%포인트 앞섰다는 결과를 냈다. 이같은 예측이 모두 빗나가자 다음은 지역별 예측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오타가발생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대고 20일 이 결과를 빼고 그동안 온라인 지지도 조사 결과만을 포함한 자료를 부랴부랴 다시 냈다. 다음은 지난 8월부터 모 여론조사 업체와 함께 다음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표본집단을 정하고 e-메일을 통해 수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결국 얼굴을 맞대는 방식의 `오프라인' 설문조사의 벽을 절감한 순간이었다. 다음 관계자는 "19일 저녁 6시에 발표한 지역별 득표율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대선을 계기로 네티즌의 여론을 선도하는 새로운 미디어로서 변신을꾀하던 다음으로서는 `역부족'을 실감한 셈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온라인 설문조사는 핫이슈에 대한 민심의 방향은 알아볼수 있지만 이같은 지지도 조사의 경우 인터넷을 사용하는 계층이 편중돼 있어 표본집단의 대표성이 떨어져 이를 선정하는 데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