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투자펀드 설립방안을 놓고 정보통신부와 관련 업체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4일 정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기간통신 업체들은 투자펀드 설립 초기에 3천억원을 일괄 출자하지 않고 시장 수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자금을 투입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통부가 이에 반대하고 나섰다. 돈을 대기로 한 업체들은 "시장 수요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초기에 모두 출자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정통부는 "향후 상황이 바뀔 경우 업체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며 초기에 일괄 투자를 주장하고 있다. IT 투자펀드 운영과 관련,정통부와 업체들은 '모태(母胎)펀드'를 설립하고 사업자 대표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펀드 운영을 협의키로 했다. 그러나 모태펀드 산하에 컴퓨터그래픽 위치정보 모바일커머스 등 각 분야별로 실제 투자를 담당할 10여개의 '자(子)펀드'운영방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통신회사들이 공동 운영하지 않고 한 회사가 특정펀드를 책임지고 운영하자는 입장인 반면 정통부는 펀드가 사유화될 수 있다며 공동 운영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원천기술 위주로 투자하자는 입장이나 업체들은 곧바로 상품화가 가능한 실용적인 분야에 투자하자고 맞서고 있다. 정통부와 업체들은 이번 주 안에 펀드 설립방안을 마무리한 뒤 이달 중순께 회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견해차가 커 합의 도출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통신업체 사장단은 지난달 16일 SK텔레콤 1천9백억원,KT 7백억원,KTF 3백억원,LG텔레콤 1백억원을 각각 출자해 컴퓨터그래픽이나 게임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