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사인 한글과컴퓨터의 신제품 출시 하루전 중소기업을대상으로 이례적인 할인행사를 시작해 `김빼기 작전'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있다. MS는 서버용 소프트웨어와 윈도XP, 오피스XP프로를 묶어 한달간 50%를 할인해주는 판매행사를 26일 시작했다. MS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시장에서 할인 판매를 하는 것이 아주 드문 일인 데다가 이같은 큰 할인폭을 내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이같은 대대적인 할인판매가 하필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글과컴퓨터가 야심작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컴오피스2003'이 출시되기 하루 전에 발표됐다는점에서 MS가 `의혹'의 눈길을 받고 있다. 한컴오피스2003은 워드프로세서인 한글2002SE와 통계프로그램인 넥셀을 하나로묶은 상품으로 한글2002 이후 변변한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던 한글과컴퓨터는 이를계기로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재기를 꿈꾸고 있다. 특히 넥셀은 한글과컴퓨터가 처음 내놓는 통계용 프로그램으로 MS의 오피스XP프로가 기업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엑셀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엑셀에 대응하는 넥셀을 만들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적극적인 영업활동을 벌일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그러나 MS가 출시 하루전 중소기업을 겨냥한 이례적인 할인행사를 발표하자 한글과컴퓨터 측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기업시장에서 절대우위에 있는 MS가 경쟁사의 제품 출시 하루전에 대폭적인 할인판매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경쟁관계에 있지만 상도의에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MS 측은 "오피스XP만 따로 할인하는 것도 아니고 서버 제품군과 함께패키지로 묶어 할인하는 것이므로 한컴오피스2003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며 "할인판매 개시일이 한컴오피스2003 출시 하루전이 된 것은 우연"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