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털사이트업체들이 최근 한국음반산업연합회(회장 박경춘. 이하 협회)의 음악관련 커뮤니티폐쇄요구에 속앓이를 하고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털업체들은 음악 및 뮤직비디오 커뮤니티 폐쇄를 요구하는 협회와 이에 반발하는 네티즌 사이에 끼어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협회는 지난달 28일 국내 최대의 포털업체인 다음에 개설된 음악관련 카페 5천여개가 음악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다며 오는 24일까지 관련 자료를 삭제하거나 아예 카페를 폐쇄시킬 것을 다음측에 요구했다. 다음에 개설된 음악관련 카페는 3만여개로 이중 60만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된 초대형 카페도 3년째 운영중이다. 협회는 `시범케이스'인 다음의 결과를 지켜본 후 다른 포털업체에도 같은 요구를 할 계획이다. 다음 관계자는 "카페 개설 약관에 저작권 침해를 막는 엄격한 규정이 있다"며 "그러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링크시키는 것까지 저작권법에 저촉되는 지 아직 결론이나지 않아 협회 및 문화관광부와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P3 파일 등을 삭제해 조용히 넘어가겠다는 운영자가 대다수지만 조직적인 대응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며 "업체 입장에서는 카페의 존폐에 대해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천200여개의 음악관련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는 싸이월드 역시 "저작권 침해를 약관으로 막고 있지만 회원들의 반발이 예상돼 반응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음악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는 다른 분야에 비해 회원수가 많은데다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해 포털업체들이 중점을 두는 분야 가운데 하나여서 업체들이 더욱 난처해하고 있다. 커뮤니티 유료화로 진통을 겪고 있는 프리챌 관계자는 "가뜩이나 유료화로 회원들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데 협회의 요구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일단 다음의사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과 시민단체 측은 이같은 협회의 움직임에 `제2의 소리바다 사태'라며 강력히 반기를 들고 나섰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친목을 목적으로 모인 인터넷 음악동호회에서 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사적인 목적의 복제'에 해당해 저작권의 예외조항에 해당한다"며 "협회의 폐쇄요구는 인터넷을 통한 의사소통을 막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