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대해 미성년자 이용불가 제재를 내린 뒤 올해의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작으로 선정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화부 산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지난달 17일 리니지에 대해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18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 이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락은 물론 게임업계를 뒤흔드는 결과를 낳았다. 리니지의 폭력성과 중독성을 감안할 때 청소년이 즐기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게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입장이었다. 이같은 결정은 교사, 학부모 단체의 호응을 얻었으며 온라인게임의 중독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으로 게임업계에서는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등급부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스스로 해외수출길을 가로막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기업의 존립이 위협받자 결국 엔씨소프트는 문화부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정시간이상의 접속을 금지하는 장치를 마련한 수정판을 제작해 재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던 문화부는 18세 이상가 판정을 내린지 불과 보름만인 지난 1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제1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문화부는 올해 처음 이 상을 제정하면서 창의적이고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지식정보화 사회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대내외에 홍보하기 위해서라고 제정이유를밝혔다. 문화콘텐츠 수출대상 선정의 주요 심사기준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대외 수출실적과 수출시장을 개척한 성과이며, 리니지는 국제적인 가수로 떠오른 `보아'와 인기드라마 `겨울연가'를 제치고 대상작의 영예를 안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대만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만 해외 로열티로 150여억원을 벌어들였다. 처음 제정된 상에서 대상을 받은 점을 감안할 때 문화부 역시 리니지가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차지하는 대표성을 인정한 셈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3일 "한마디로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한 기분"이라며 "문화부내에서 같은 게임에 대한 평가가 상반돼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문화부의 게임음반과 관계자는 "문화콘텐츠 수출 대상은 문화콘텐츠진흥과 담당업무여서 등급심사 결과를 고려하지않고 대상작을 선정한 것 같다"며 "단순히 수출실적만 따져 대상작을 선정한 것 아니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등급심의는 문화산업국 내 게임음반과 담당 업무고 이번 문화콘텐츠 수출 대상은 같은국 문화콘텐츠진흥과가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니지를 마치 폭력과 청소년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처럼 몰았던 문화부가 다시 리니지에 대상을 주는 것은 비록 수출대상이긴 하지만 일관성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