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절반이 여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남자들에게 여자의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신비로운 대상이다.


반투명 유리창 안의 실루엣처럼 보일 듯 하면서 잘 보이지 않는다.


여성 포털도 마찬가지다.


웬지 여자들만의 비밀스런 공간일 것 같은 생각 때문에 남자들이 들여다 보기엔 부담스럽다.


이런 여성 포털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남자가 많다는 점은 그래서 의외다.


여자와닷컴(www.yeozawa.com)을 운영하는 우먼드림의 이진광 사장, 우먼플러스(www.womanplus.com)를 이끄는 코스메틱랜드의 최선호 사장, 뷰티넷(www.beautynet.co.kr)을 운영하는 에이블커뮤니케이션의 서영필 사장이 주인공들이다.


"세상의 절반을 안 것 같습니다. 세상의 반은 여성이니까요."


여성 포털 CEO로서의 경험을 이진광 사장은 이같은 짧은 말로 대신했다.


그는 여자와닷컴을 맡은후 여성에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공부했다고 한다.


평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화장품에 관해서도 이젠 웬만한 것은 다 안다.


여성 잡지도 꼬박꼬박 읽는다.


신문기자 출신인 그로서도 여자를 이해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는 얘기다.


최선호 사장은 "회원이 1백만명이나 되니 얼마나 여자를 잘 알겠느냐며 농담조로 좋겠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여성이라는 것 자체보다는 세상과 어울려 사는 인간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서영필 사장은 보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여성 포털을 바라봤다.


그는 "여성 포털 또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여성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과 수익 사업 발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장품 회사인 엘트리화장품을 직접 경영하며 '입스'라는 브랜드를 내놓기도 했던 그는 실제 이러한 측면에서 남다른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 상황은 이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닷컴 열풍과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여성포털들도 이제는 '생존'이라는 현실과 마주쳐 있기 때문이다.


이진광 사장은 여성포털을 비롯한 닷컴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시간의 오류'로 설명했다.


"산업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 바뀐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짧지 않은 타임 갭(Gap)이 있었다"며 "이제는 그 시간을 견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닷컴 1세대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최선호 사장도 이 점에 동의한다.


"출판 등의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에 모험적으로 뛰어들었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에도 오래전에 도전했었죠. 하지만 결론적으로 남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에 이미 사업의 한계를 느껴버렸습니다."


최 사장은 이제는 절대 남들보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이들은 현재 여성 포털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데 한계에 부딪혀 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진광 사장은 "지금은 적자생존의 시기"라며 "콘텐츠 전자상거래 등으로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정한 포털들이 얼마나 수익성을 찾아가며 이 시기를 견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선호 사장은 여성 포털을 포함한 닷컴 업계의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평가하며 여성 포털도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회사 규모도 많이 줄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사업 구조로 접어들었다"며 "점점 인터넷에 익숙한 세대들이 많아지는 앞으로의 3~5년은 여성 포털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의 시기로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영필 사장도 "오프라인이 온라인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며 "이러한 변화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포털 서비스에 적용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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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필]


<> '여자와 닷컴' 이진광 사장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조선일보 뉴미디어 연구소장 겸 경제과학부 기자

*현 디지털조선일보 부사장.우먼드림 대표이사


<> '뷰티넷' 서영필 사장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피죤 중앙연구소 연구원

*현 엘트리화장품 대표이사.에이블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 '우먼플러스' 최선호 사장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와세다 대학원 국제마케팅 전공

*코리아인포메이션컨설팅 창업

*현 코스메틱랜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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