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게 좋아요!' 컴퓨터에도 다이어트 바람이 거세다. 휴대성이 강조되는 노트북PC에 국한됐던 '슬림화' 경쟁이 최근들어 데스크톱PC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모바일과 멀티미디어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맞물려 데스크톱 제품에서도 멀지 않아 '얇고 가벼운 PC'가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데스크톱도 얇아야 좋다 =국내 데스크톱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가 최근 경쟁적으로 본체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인 모델을 선보이며 PC시장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최대 PC업체인 삼성전자는 최근 2003년형 데스크톱PC 신제품 발표회에서 슬림형 PC인 '매직스테이션Q MF20' 등 4종을 공개했다. 두께가 14.4cm로 16~18cm인 기존 일반 데스크톱보다 크게 얇아졌다. 5.1채널 돌비사운드와 컴퓨터의 영상을 TV로 볼 수 있는 TV아웃 기능 등을 지원, PC를 홈시어터의 중심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반영했다. 이에 앞서 삼보컴퓨터는 지난달초 두께가 9.8cm인 '드림시스AW' 시리즈를 내놓았다.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메탈 실버.블루 컬러를 적용,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삼보는 억대모델인 축구선수 김남일을 광고모델로 기용, 얇은 두께를 강조한 '사이즈 카리스마'라는 타이틀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슬림형 데스크톱PC 가격은 1백70만~2백50만원선으로 내년부터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셀러론 기종과 행정전산망용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생산량의 80%를 슬림형 데스크톱PC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실상 슬림형 제품만을 판매하게 되는 셈이다. 삼보컴퓨터도 현재 2종인 슬림형 데스크톱 모델을 최대 5개까지 늘리고 연말까지 생산량의 5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가볍고 얇은 노트북 봇물 =어디든지 쉽게 들고 다니면서 컴퓨팅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은 기업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대학 캠퍼스에 무선랜망이 깔리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노트북이 인기다. 이에 따라 PC업체들은 '초경량' '초박형'을 마케팅의 키워드로 삼고 있다. 가격은 제품에 따라 2백만~4백50만원선이다. 국내 노트북 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노트북 '센스Q10'은 무선랜을 내장했으며 두께 1.93cm, 무게 1.29kg이다. 슬림 노트북 제품의 취약점이었던 성능과 확장성, 통신기능을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삼보컴퓨터의 '드림북X6' 시리즈는 냉각팬이 필요없는 초저전압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채택, 두께를 2.05cm로 줄였다. 무게도 1.47kg으로 가벼운 편이다. 듀얼 모니터 기능을 탑재, 2대의 모니터를 이용해 모니터간에 독립적인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 LGIBM의 '씽크패드X22'는 두께 2.4cm, 무게 1.64kg으로 A4크기 서류가방에 쏙 들어가 휴대하기 편리하다. 액정모니터의 좌우 측면에 막대 형태의 안테나를 내장, 무선랜 카드보다 수신 감도를 높였다. 소니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서브노트북 'PCG-SRX55TL'은 두께가 2.78cm, 무게 1.25kg으로 무선랜을 내장했다. 노트북의 가장 큰 약점인 배터리를 보완, 최장 5시간30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정상근 상무는 "슬림형 PC가 서서히 시장을 형성, 내년에는 주력제품으로 자리잡게 될 것 같다"며 "얇고 가벼운 제품을 내놓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한층 심화될 것"이라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