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시대를 맞아 은행과 신용카드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휴대폰을 앞세워 지불.결제시장을 속속 파고 들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휴대폰 결제서비스인 '네모' 회원은 현재 1백60여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휴대폰을 이용한 계좌조회는 물론 송금서비스 등을 수수료없이 제공하고 있다. KTF도 휴대폰을 이용한 '케이머스' 서비스를 통해 각종 계좌조회 자금이체 카드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원은 90만명 가량에 이른다. 이같은 휴대폰 금융서비스는 통신회사들의 수익증대와 은행들의 고객 서비스 확대라는 양측 이익이 맞아떨어져 양측간 업무제휴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같은 통신회사들의 금융서비스가 '또하나의 금융채널'로 자리잡아 은행 고유업무를 넘볼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내심 긴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통신회사들이 보다 많은 통신료 수익을 위해 은행과 제휴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어 현재는 은행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판도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통신회사 등 비금융기관도 단독으로 전자화폐 업무를 할수 있도록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은행권의 경계심은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은행과 통신서비스업체가 손잡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하지만 통신회사에 단순 조회나 송금기능을 넘어 결제기능을 허용하는 것은 거래사고 등으로 인한 심각한 고객피해를 불러올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용카드사들도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경계의 눈을 늦추지 않고 있다. LG카드는 LG텔레콤과 제휴해 'LG페이웰' 서비스를 시행중이다. 인터넷쇼핑몰이나 TV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산 뒤 휴대폰번호를 입력하면 카드결제를 끝낼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카드는 휴대폰에 신용카드 정보가 담긴 IC칩이 내장된 결제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며 국민카드 역시 '줍(Zoop)'이라는 적외선 지불서비스를 지난 4월부터 시작했다. SK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는 모바일결제에 있어서 기존 카드사나 은행권보다 한발 앞서 있다"며 "앞으로 모바일결제가 확산될 경우 카드업체와 이통사들간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