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연합군의 '안방 침공'이 시작됐다.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산업계의 거대기업들이 합동으로 가정의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I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홈'을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이들 회사는 최근 새너제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소니 델컴퓨터 게이트웨이 레전드 필립스 등이 연합군에 참여했다. 이 연합군의 중심에는 인텔이 서 있다. 인텔은 이번 행사에서 '디지털 홈' 전략을 공개했다. 전략의 핵심은 '확장 무선PC 구상'(Extended Wireless PC Initiative)이란 신기술이다. 이 기술은 디지털미디어 기술을 활용, 가정내에서 PC에 있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TV로 보고 MP3 음악파일을 오디오로 듣게 해준다. 이 기술을 채용한 제품이 '디지털 미디어 어댑터'다. 무선랜을 이용해 PC와 TV 오디오 등을 연결해 주는 기능을 한다. PC에 담긴 멀티미디어 정보를 무선랜을 통해 어댑터로 전송하면 이 어댑터는 정보를 TV나 오디오에 맞게 바꿔 보내준다. 어댑터와 TV 및 오디오를 연결하는데는 일반 케이블을 사용한다. DVD플레이를 TV와 연결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이다. 델컴퓨터 레전드 등은 이번 행사에서 이 기술을 채용한 제품을 전시했다. 레전드 관계자는 "내년초부터 제품을 시판할 계획"이라며 "가격은 1백달러선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MS도 이번 행사에서 디지털 홈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폴 오텔리니 인텔 사장의 개막 기조연설때 짐 앨친 MS 부사장은 리모컨을 들고 나와 TV화면에 나타난 메뉴를 선택해 PC에 담긴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을 시연했다. 소니는 이같은 기능을 가진 제품에 '네트워크 미디어 리시버'란 이름으로 소개했다. 필립스는 인터넷으로 컴퓨터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오디오시스템을 출품했다. 오크테크놀로지는 기존 DVD로 PC의 디지털미디어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칩을 선보였다. 이 칩은 오크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마에스트로'란 기술을 이용한다. 마에스트로는 PC나 컴퓨터 네트워크로부터 오디오 비디오 사진 등의 정보를 받아 TV나 오디오에서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칩의 장점은 DVD플레이어에 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DVD플레이어의 회로기판에 추가하면 돼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제품이나 기술을 그다지 바꾸지 않아도 된다. 작동도 일반적인 리모컨으로 할 수 있다. 따라서 비용 부담도 적다. 오크의 댄 살몬센 이사는 "칩 가격이 몇십달러선이어서 이 칩을 채용한 DVD플레이어 가격은 50달러 정도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칩을 채택한 DVD플레이어 개발을 세계적인 회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내년초에는 제품이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건수 기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