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휴대단말기(PDA) 시장에서 독보적이던 제이텔이 한국HP에 선두자리를 내주고 업계 2위로 추락하는 등 업계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일찌감치 국내 PDA 시장을 장악했던 제이텔은 지난 2분기 1만7천대를 판매,전년 동기보다 1천대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한국HP는 지난 3월 출시한 신제품 아이팩3800 시리즈를 기반으로 전년 동기보다 1백9.5%나 신장된 2만2천여대의 판매실적을 올려 제이텔을 앞섰다. 제이텔이 업계 1위 자리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텔은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1만6천대의 판매량을 기록,한국HP(8천5백대)보다 2배 가량 많았으나 올 1분기 들어 판매량이 9천대로 뚝 떨어져 1천대 차이로 한국HP의 추격을 받았고 결국 2분기에 추월을 허용했다. 업계에서는 토종업체로 한때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던 제이텔의 부진은 신제품을 제때 내놓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이텔은 지난해 무선 모듈이 탑재된 셀빅XG를 출시했으나 컬러 지원이 되는 고기능의 신제품을 아직 내놓지 못한 상태다. 반면 한글지원 문제로 출시가 늦어졌던 한국HP의 아이팩3800 시리즈는 셀빅XG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컬러 지원은 물론 블루투스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PDA 사용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이텔측은 "내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하반기에는 기업 수요가 크게 늘어 최근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