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나 중동국 등 인터넷 검열이 심한 나라에서 네티즌들이 정부의 장벽을 피해 자유롭게 웹서핑을 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선의(善意)'의 컴퓨터 해커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 무료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15일 영국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자신들을 `핵티비스모'(Hactivismo)로 이름 붙인 이 해커 단체는 정부에서 금지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과 서로 익명으로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것. 2년간의 작업 끝에 만들어진 두 프로그램은 원치 않는 메시지를 발견하고 이를 차단하는 기존 웹 통제 시스템의 활동을 더욱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핵티비스모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을 어느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핵티비스모는 지난 13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행성 지구의 해커들'이라는 H2K2 모임에서 컴퓨터상 이미지 내부에 메시지를 숨길 수 있는 `카메라/샤이'(Camera/Shy)라는 이름의 첫번째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핵티비스모의 옥스블러드 러핀 대변인은 "카메라/샤이 프로그램은 웹 접근이 제한된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이 프로그램은 최근 미국 정부가 채택한 암호법을 이용해 메시지를 뒤섞는다. 핵티비스모가 준비하고 있는 두번째 프로그램은 더욱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갖고 있다.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한 날짜인 1989년 6월4일을 따라 `식스/포'(Six/Four)로 이름붙여진 이 소프트웨어는 회원들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인터넷 가상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 가상 네트워크는 많은 정부들이나 기구들이 웹 상의 접근을 봉쇄하기 위해 이용하는 방화벽(firewall)이나 여과장치에도 적발되지 않는다. 식스/포 소프트웨어는 내년 말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른 해커 단체들도 네티즌들이 인터넷 검열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픽-어-부티'(Peek-a-Booty)라는 해커 단체는 정부 등의 방화벽을 피해 인터넷 상의 모든 자원에 접근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프리바테라(Privatera)로 불리는 또 한 단체는 인권 운동가들과 단체들이 정부의 눈에 적발되지 않게 안전하게 통신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H2K2 회의는 3일간 일정으로 열려 지난 14일 끝났다. 2년마다 열리는 이 회의는 미국의 유명한 해커들을 비롯해 보안 및 컴퓨터 전문가 등 2천여명이 참석할정도로 컴퓨터 업계에서는 유명한 모임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