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설립된 야호커뮤니케이션(대표 이기돈)은 '오~칠팔이'로 널리 알려진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 1위 업체다. 모바일 콘텐츠공급업체(CP)로는 처음으로 지난 1월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성공한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꼽힌다. ◆ 한우물파기 =지난 99년 2월 휴대폰 벨소리 다운로드서비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야호는 미련스러울 정도로 곁눈질 않고 본업에 충실했다. 벨소리 다운로드가 돈되는 사업임을 눈치챈 많은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뛰어든 뒤 캐릭터 다운로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도 이기돈 사장(35)은 흔들리지 않았다. "남들 하는 것 따라하다 보면 2등밖에 못한다"는 믿음에서였다. 그 덕분에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야호는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질 수 있었다. 매출액은 서비스 개시 첫해 1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백1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코스닥등록 벤처기업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재무구조도 탄탄하다. 특허를 따낸 '압축솔루션'은 야호의 경쟁력 원천이다. 음악파일 용량을 80바이트로 압축해 단문문자서비스(SMS) 방식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다운로드가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 유연하고 치밀한 해외시장 공략 =경쟁업체들이 지난해 앞다퉈 황금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으로 뛰어갈때 이 사장은 팔짱만 끼고 지켜봤다. 오히려 인도네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중국처럼 GSM(유럽방식이동통신) 방식을 채택한 인도네시아에서 먼저 결실을 거둔 뒤 이를 바탕으로 중국시장을 뚫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 2월 인도네시아에 진출했고 이를 밑거름으로 지난달에는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경쟁업체들이 앞뒤 가리지 않고 중국으로 건너갔다가 10억∼20억원의 투자비만 고스란히 날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야호는 차이나모바일의 CP인 행신과 무선ARS 서비스를 위한 계약을 체결, 조만간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끊임없는 탐색 =이 사장은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벨소리의 달콤함에 빠지지 말라"고 채근한다. 돈벌이 좋은 벨소리 다운로드에 빠지다보면 결국 헤어나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사무실 중앙에 '도전정신'이라고 쓴 큼직한 편액을 걸어놓았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끊임없이 찾으라는 경구다. 이를 위해 직원이 47명에 불과한데도 프로젝트별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면 해당 프로젝트의 사장역할을 맡아 일을 진두지휘토록 하고 있다. 야호는 최근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업체와 손잡고 온라인게임 도중 다수의 게이머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음성합성 및 음성변조를 통한 음성벨소리서비스는 물론 다운로드받은 노래를 웹상에 저장해 놓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부가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