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이 월드컵대회 출전사상 처음 16강고지를 넘는 꿈을 이뤘다. 온 나라가 흥겨움으로 축하를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한국 축구를 1백80도 바꿔 놓은 인물에 대한 분석이 한창이다.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사람은 바로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출신 한국 대표팀 감독이다. 정확히 1년6개월 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낯선 이방인이 4천8백만 한국인의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사이버 세계도 '히딩크 열풍'에 빠져 있다. 그의 공로를 칭찬하는 글부터 그의 훈련방법에서 배워야할 점 등 하다 못해 그의 어록을 모아 놓은 사이트까지 있을 정도다. 공식 팬클럽 사이트(2002hiddink.com)에서는 '히딩크 감독의 약력'부터 '히딩크 say'라는 어록모음 코너까지 다양한 메뉴들을 볼 수 있었다. 공개팬레터 게시판은 히딩크 감독에 대해 감사 의견으로 가득차 있다. '부은정'이란 네티즌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우리나라의 축구발전을 위해 쏟아부은 열정에 대해 감사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히딩크 감독이 등장하는 인터넷 게임도 등장했다. 인터넷신문 뉴스보이(www.newsboy.co.kr)는 최근 네티즌 사이에서 '유상철, 히딩크를 구해줘'라는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납치당한 히딩크 감독을 대표팀 유상철 선수가 구하러 가는 내용의 이 게임은 'shiva73.hihome.com/u-h.html' 사이트에 연결하면 즐길 수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히딩크 그를 믿는다'라는 이름의 카페(cafe.daum.net)는 회원수가 9천7백50여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장미백송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주위에서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일만 묵묵히 하는 히딩크 감독이 자랑스럽다"며 "우리나라의 지도자도 히딩크 감독 같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슈투데이(www.issuetoday.com)에는 서울대 생물학과 최재천 교수가 작성한 '히딩크의 기초부터 다시'라는 제목의 칼럼이 올라 있다. 최 교수는 "히딩크 감독이 이룬 업적이 많지만 단 한가지만 배우면 된다"며 "펀더멘털(기초)을 다지는 일이 바로 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이버 세계에서 불고 있는 '히딩크 열풍' 뒤에는 모두가 동감할 수 있는 그의 축구 철학과 그 철학이 이룬 성과가 버티고 있다. < kedd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