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2002 한.일 월드컵 대회를 통해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개막후 열흘 남짓한 기간동안 경기장 주변의 IT 인프라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고 'IT 코리아'의 진면목을 전하려는 해외 언론들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지난 1일 열린 '제1회 아시아 IT장관회의'는 한국이 아시아 IT 발전의 중심 축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자리였다. 2002 월드컵은 이처럼 'IT 월드컵'으로 치러지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 IT산업 발전은 물론 세계시장 진출에도 크나큰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IT 코리아의 면모는 개막식 행사부터 세계인들을 매료시키기 시작했다. KT아이컴의 비동기식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퍼포먼스가 특히 압권이었다. 디지털카메라가 내장된 IMT-2000 단말기로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을 찍어 경기장내 초대형 전광판에 전송, 수평 7백20, 수직 4백80라인 해상도의 화면을 초당 60프레임씩 초고밀도로 재현하자 '우와!' 하는 함성이 상암동 경기장에 메아리쳤다. 일본 NTT도코모가 '포마'라는 IMT-2000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한국이 세계 최초로 비동기식은 물론 동기식 IMT-2000을 서비스하는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도 세계인들의 머리속에 남게 됐다. IT 코리아의 전도사들은 외신기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 취재를 위해 방한한 6천5백여명의 기자들은 한국의 최첨단 IT 인프라를 활용, 실시간으로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IT 코리아의 우수성도 함께 타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무선랜 서비스. 처음에는 '믿을 수 있을까'라며 뜨뜻미지근하게 반응하던 외신기자들도 한두 기자가 멋지게 현장사진 전송에 성공하자 눈이 휘둥그래지며 너도 나도 무선랜을 통한 기사전송에 나섰다. 2.3Mbps 속도의 SDSL(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초고속인터넷도 미디어센터에서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해외 언론들은 한국의 IT 인프라를 소개하는 특집기사를 경쟁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미국 CNN과 영국 APTV뉴스는 SK텔레콤의 cdma2000 1x EV-DO 서비스, 일본 아사히TV와 스페인 통신사, 브라질 방송은 KTF의 EV-DO 서비스를 다뤘다. 중국 신화사, 인민일보 등 중국 유력 언론들도 KTF의 기술력을 취재해 갔다. 정부는 도시와 농촌간의 정보격차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외신기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강원 원주 황둔마을을 테마여행 코스로 추천하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경기장 주변에 마련된 첨단 IT 체험관인 'KT플라자'를 찾아 IT 코리아의 명성을 확인했다. EV-DO 단말기를 통해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사용해 보고는 그 빠른 속도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KT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메가패스 가입자만 4백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미국 최대 서비스업체인 SBC보다 2백만명 이상 많은 수치라는 말을 듣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부와 8개 지방자치단체, 방송3사가 공동으로 마련한 디지털방송관도 IT 코리아의 명소가 됐다. 디지털방송관은 서울 여의도공원, 국제미디어센터,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대구 두류공원, 광주 상무시민공원 등 8개 도시 10개 장소에 마련됐다. 3백인치 화면을 통해 3차원 영상으로 축구경기를 중계했다. 또 초대형 HD(고화질)TV를 통해서는 아날로그방송보다 5배 선명한 화질로 방송, 관람객들이 발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HDTV는 또 리모컨을 누르면 경기중인 선수의 프로필, 양팀의 전적 등 각종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는 양방향 데이터 방송을 시연, 'IT강국 코리아'를 세계에 알렸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