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의존형 당뇨병인 제1형 당뇨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제가 개발돼 임상실험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미국 컬럼비아 장노회 메디컬 센터 부설 나오미 베리 당뇨병 센터의 내분비 내과 전문의 케번 해롤드 박사는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5월3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면역체계의 특정 분자를 공격하는 '항CD-3 단클론 항체 인간화 OKT3-감마-1'(항-CD mAb)이라는 기다란 이름을 가진 약이 제1형 당뇨병의 진행을 중단시킴으로써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는 데 특효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해롤드 박사는 이 약은 이미 파괴된 인슐린 생산 세포의 기능은 회복시키지 못하지만 아직 손상되지 않은 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해롤드 박사는 제1형 당뇨병으로 진단된 12명의 환자에게 이 약을 투여한 결과이 중 9명이 섭취된 탄수화물 대사에 필요한 인슐린 중 상당부분을 계속 생산했으며 모자라는 양을 보충하기 위한 인슐린의 추가 투여량이 이 약이 투여되지 않은 비교 그룹의 환자 12명에 비해 훨씬 적었다고 말했다. 이 약을 투여하지 않은 비교그룹의 환자들은 12명 중 10명이 인슐린 생산 기능이 계속 저하되었다. 해롤드 박사는 이 약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지 6주내에 2주동안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고열, 발진, 빈혈 등의 단기적인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그 정도는 심각하지 않았고 장기적인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롤드 박사는 보다 규모가 큰 임상실험을 위해 현재 이에 참여할 환자 80명을 모집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주로 나타나 연소성(年少性) 당뇨병이라고도 불리는 제1형 당뇨병은 성인당뇨병과는 달리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 섬세포를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해롤드 박사는 이 약은 인슐린 생산 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체계의 CD3라고 불리는 특정분자를 무력화시킨다고 말하고 이 물질은 원래 면역학자인 제프 블루스톤 박사가 1980년대에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다른 면역억제제들이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실험적으로 사용되긴 했지만 감염, 신장기능 장애, 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실험이 중단되곤 했다고 해롤드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당뇨병학회 회장 크크리스토퍼 소덱 박사는 매우 흥미롭고 기대되는 결과라고 평가하고 당뇨병학회는 면역체계 전체를 억제하기 보다는 면역체계의중 특정부분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뉴욕 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