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 국내 주요 5개대학 총장단이 28일 과학기술부 장관과 긴급모임을 가진 것은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인식에 따른 것이다. 국내 주요대학 총장단이 이공계 기피현상을 주제로 자리를 같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채영복 과학기술부 장관 주재로 열린 5개대학 총장 간담회에는 이현구 서울대 부총장,김우식 연세대 총장,김학렬 고려대 교무부총장,홍창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장,정성기 포항공대총장 등이 참석했다. ◇합의내용=이들 5개 대학 총장단은 우선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 촉진방안의 하나로 각 대학 내에 '청소년 과학기술진흥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청소년 과학기술진흥센터는 △청소년에 대한 전공 및 진로지도 프로그램 운영 △이공계 교수진의 학교 방문 및 방학 중 과학캠프 개최 △청소년 대학연구실 초청 △학생 교사 학부모 대상의 진로상담 등 청소년의 이공계 진출을 유도하기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설치 및 프로그램 운영은 각 대학 자율로 하며 운영자금(대학당 6천만원) 지원은 과학문화재단(이사장 최영환)을 통해 이뤄진다. 5개 대학 총장단은 또 과학문화재단 주관으로 매년 8월 중 '이공계 전공 및 진로 엑스포'를 공동 개최,우수 학생들의 이공계 진학을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공계를 지망하는 청소년의 진로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해당 대학교수가 1 대 1로 상담을 벌이는 '진로지도 멘터링 사이트'도 개설,운영할 계획이다. 5개 대학 총장단은 이밖에 전국 주요 고등학교에 과학기술계 저명인사를 파견,과학강연과 진로지도 등을 수행토록 하는 '과학기술앰버서더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앰버서더로는 이공계 출신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나 벤처기업 경영자,전직 과기부 장·차관,정부 출연 및 민간 연구소장 등 5백여명으로 구성된다. ◇주요 발언내용=김우식 연세대 총장은 "이공계 지원율은 의과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낮고 1학년의 자퇴율도 10%에 육박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막을 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며 "대학에서만 노력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 없으며 기업과 정부 등 모든 사회구성원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기 포항공대 총장도 "무엇보다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과학기술인의 처우 개선과 미래의 불투명성을 해소해 주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