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러시아인으로 한국사회에 고언을 아끼지않고 있는 박노자 교수(오슬로 국립대)의 불교 비판을 둘러싸고 사이버공간이 열띤 논쟁으로 들끓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1일 발간된 격월간 「참여불교」(5-6월호)에 기고한 '하화중생(下化衆生)이 없는 한국 선(禪)'이라는 글에서 한국불교가 중생의 고통을 외면한 채현실도피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중생을 위해준다'는 정신이 한국불교 속에 과연 남아 있는가" " 참선 실천만큼 계율에 대한 의지가 철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박 교수의 쓴소리는 인터넷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즉각 찬반논쟁으로 발전됐다. 인터넷 언론인 '오마이 뉴스'(ohmynews.com)의 독자의견란에는 박 교수의 지적이 한국 승가의 현주소를 제대로 짚었다는 지지에서부터 그의 '몰이해'를 질타하는 비판까지 다양한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요즘 한국 승가, 위선자 아닌 놈 나와 봐라. 남들의 보시로 삼겹살에 기름이 껴 있는 그자들, 절집 앞 빈민들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보낸 자 어디 몇이나 있나"라고 박 교수의 지적에 전폭적 공감을 나타냈고, 다른 네티즌도 "부처님의 자비심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일반인에 큰 교육이 될 것"이라고 지지했다. 반면 '박노자의 무식함과 용기'라는 한 네티즌의 글은 "박노자의 불교 이해의 오류는 그가 뿌리깊은 기독교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있다는 것"이라고 전제, "과연 그가 불교문화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심히 궁금하다"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또다른 인터넷 언론인 '프레시안'(pressian.com)은 박 교수의 글을 '한국의 스님들은 도사이자 이기주의자'라는 제목으로 문화면 톱기사로 다루면서 전문을 게재했다. 프레시안측은 한국불교의 맹성을 촉구하는 귀화 외국인의 지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불교계 인터넷 언론인 '불교정보센터'(budgate.net)도 '진보적 보살.거사들 승가구습 타파 나서라'라는 제목 아래 박 교수 기고문의 전문을 실었고, 네티즌들의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불교방송은 박 교수의 글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한국불교의 부정적 면만 강조됐다"는 불교계 일각의 시각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