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의 소멸은 물론 번성도 혜성이나 소행성 등 외계물체의 지구 충돌과 관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과학자들이 16일 주장했다. 지질학자 데니스 켄트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지각(地殼) 속의 흙에서 2억년 된 이리듐을 대량 발견했으며 이것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외계 물체의 지구 충돌이 공룡의 멸종을 불러왔을 뿐 아니라 그에 앞서 공룡의 번성에도 기여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고 과학잡지 `사이언스' 미국판이 17일자에서 전했다. 이리듐은 지구보다는 외계 우주에 흔한 원소이기 때문에 지구에 혜성이나 소행성이 충돌한 시기를 알려주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켄트 교수는 "약 2억년 전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직후 쥬라기에 공룡이 갑자기 번성하기 시작했다는 설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북미지역의 70곳을 돌아다니며 공룡의 발자국 등 화석과 바위 속의 화학적 흔적 등을 조사했으며 연구결과 고대 대형 파충류가 쥬라기에 번성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것은 지구상의 생물이 대량으로 소멸된 직후였다고 주장했다. 켄트교수는 "공룡은 그후 1억3천50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다"면서 공룡의 소멸은 약 6천500만년 전 혜성이나 소행성의 지구 충돌로 야기된 생태학적 충격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스트리아 빈대학이 제공한 고해상도 질량분석장비를 이용해 여러 다른 시기에 형성된 지각 속의 이리듐 수준을 비교했다. 연구팀은 트라이아스기에서 쥬라기로의 전환기에 이리듐이 많이 분포된 것을 발견했으며 이 전환기는 바로 공룡 지배 초기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형공룡들은 2억5천만년 전에 시작된 쥬라기 초기 직후에 더 많았던 것을 발견했으며 트라이아스기 공룡의 흔적에서 쥬라기 공룡 흔적으로 전환되는 기간은 비교적 짧은 5만년이었는데 바로 이 기간에 다른 종(種)이 대량으로 소멸됐다고 말했다. 이 전환기간도 역시 대량의 이리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것은 이기간에 외계물체가 지구에 충돌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말 다른 과학자팀은 뉴질랜드에서 공룡이 6천500만년 전 외게물체의 지구 충돌의 결과로 소멸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새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