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도 "윈도혁명"이 일고 있다. PC 운영체제가 문자 기반의 "도스"에서 그래픽을 강화한 "윈도"로 넘어간 것처럼 휴대폰 사용자 환경도 급격하게 그래픽화,윈도화하고 있다. 휴대폰과 PDA(개인휴대단말기)가 포스트PC의 중심 단말기로 경쟁하면서 점차 메모리 용량이 확대되고 있어 휴대폰의 윈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의 윈도화는 무선인터넷 분야에서 먼저 확산되고 있다.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려면 그동안은 각각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클릭한뒤 "1.뉴스,2.증권,3.엔터테인먼트..."등의 문자를 보고 다시 눌러서 들어가야 했다. 하나의 콘텐츠에 접속하려해도 3~4번 클릭해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제는 각각의 콘텐츠나 프로그램을 하나의 아이콘으로 미리 대기화면에 뽑아 놓고 한번만 누르면 이들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휴대폰이 윈도화되면서 무선인터넷을 더욱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휴대폰의 윈도화를 선도하고 있는 곳은 KTF.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매직엔 멀티팩"이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휴대폰의 윈도화에 시동을 걸었다. 멀티팩은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인터넷 즐겨찾기 기능처럼 멀티팩 초기 화면에 아이콘으로 뽑아놓을 수 있다. 화면 하단에 가로로 아이콘을 배열,흡사 컴퓨터를 이용할때 제목표시줄에 프로그램 제목이 표시된 듯한 느낌을 준다. 또 컴퓨터 오락을 즐기는 듯한 생생한 화면의 게임,그래픽을 많이 활용해 한눈에 쏙 들어오는 각종 콘텐츠가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KTF는 이같은 휴대폰의 윈도화를 통해 2005년까지 무선데이터부문 매출을 전체 매출의 2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실제로 멀티팩 서비스를 즐길수 있는 멀티팩폰은 지난해 서비스 시작 이후 판매된 신규 휴대폰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멀티팩 이용량도 지난 1월말 하루평균 1백24만패킷에서 요즘엔 2백41만패킷으로 대폭 늘어났다. SK텔레콤도 지난 3월부터 그래픽기능이 획기적으로 보강된 단말기를 통해 무선인터넷 네이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또 빠르면 이달중에 xHTML(확장된 HTML) 언어로 제작된 차세대 브라우저를 선보이고 휴대폰의 윈도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 브라우저 환경에서는 아예 휴대폰 대기화면에 프로그램 아이콘 10개 정도를 띄워놓을 수 있고 문자의 크기와 컬러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네비게이션이나 스크롤 기능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브라우저에서는 하나의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3~5단계를 클릭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새 브라우저에서는 한번의 클릭으로 바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동영상과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처리할 수 있는 "위탑(Witop)"이란 새로운 통합 플랫폼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어서 무선인터넷 이용이 한층 손쉬워질 전망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