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PC게임시장에서 유일하게 아동용 게임만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빛소프트의 "검정고무신" 조이온의 "큐빅스" 등 최근 새롭게 출시되는 대부분의 PC게임이 아동용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러한 아동용 PC게임편중현상은 소프트맥스의 "마그나카르타" 손노리의 "화이트데이" 등 성인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작 국산게임들이 시장에서 참패를 겪으면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아동용 게임은 1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성인용 대작 게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한데다 톡톡튀는 아이템과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할 경우 충분히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산 아동용 PC게임돌풍을 일으킨 키즈앤키드닷컴의 "하얀마음 백구"의 경우 1억원 미만의 제작비와 한빛소프트의 판매망에 힘입어 한해동안 약 10만장가량 판매됐다. 이에따라 최근들어 대부분의 PC게임개발사와 유통사들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캐릭터를 활용한 게임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 시장을 잡아라 한빛소프트는 인기리에 방영됐던 국산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을 최근 PC게임으로 출시했다. 타프시스템이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유통을 담당하는 이 게임은 어린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시골풍의 배경이어서 부모들로부터도 호응을 얻고있다. 위자드소프트는 3차원 애니메이션 "내친구 큐빅스"를 아동용슈팅 게임으로 출시한데 이어 이달에는 영어 학습용게임 "꾸러기더키"를 선보였다. "큐빅스"는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국산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 하늘과 로봇 큐빅스가 악당들로부터 에너지원을 지키기 위한 모험이 주요 내용이다. "꾸러기..."는 주인공이 영어알파벳을 찾는 과정에 이를 방해하는 몬스터를 물리치는 내용인 액션게임이다. 게임유통사인 비스코는 동양제과의 어린이용 축구게임인 "사커키드 2002"공동프로모션에 나섰으며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센터는 국산 애니메이션을 액션게임을 제작한 "기파이터 태랑"를 어린이시장을 겨냥해 선보였다. 이밖에 게임투유의 "히치와 친구들" 조이맥스의 "탱구와 울라숑" 등 아동용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기획력과 마케팅력이 관건 제작비가 적게드는 아동용 게임이라고 섣불리 뛰어들어다가는 큰 코다치기 십상이다. 개발사끼리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위해 게임자체의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필통 인형 등의 경품을 끼워넣은 마케팅전까지 펼쳐지고 있어 자금력이 달린 개발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 때문에 "김치맨" "부메랑 파이터" 등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도 없이 사라진 아동용 게임도 수두록하다. 한빛소프트의 송진호 이사는 "대부분의 국내 PC게임개발사들이 더 이상 대작게임들을 만들지 않는 대신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아동용 게임으로 전환하는 데 뛰어들고 있다"며 "아동용 게임은 재미도 중요하지만 판매초기부터 아이들이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획력과 눈높이 마케팅력이 게임판매의 핵심열쇠"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