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HP)-컴팩' 합병 관련 법정공방에서 HP 경영진이 재무개선 전망을 고의로 부풀리고 주요 주주인 도이체방크를 보너스로 매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댈라웨어주 월밍턴 법원에서 23일 열린 첫 심리에서 합병 반대파인 월터 휴렛(공동 창업주 아들)측의 스티븐 닐 변호사는 "칼리 피오리나 회장 등 HP 경영진이 표결이 있기 며칠전 기존의 합병 관련 재무전망 보고서가 새로 작성된 내부 보고서와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알고도 이를 주주들에게 숨겼다"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문제가 됐던 피오리나 회장의 음성메일을 거론하며 "HP가 표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도이체방크의 찬성표를 얻기 위해 합병이 성사될 경우 1백만달러의 보너스 지급을 약속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HP 경영진은 "주주들의 결정은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것"이라며 "반대파의 주장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맞섰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피오리나 회장은 "새로 작성된 재무 보고서는 그동안 변화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