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초전도 연구그룹 이용호 박사 연구팀은 사람의 뇌에서 생기는 자기장을 영상화하고 뇌신경 전류의 활동 부위를 측정할 수 있는 뇌자도(腦磁圖) 측정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뇌에서 생기는 자기장을 측정하면 정신질환 진단은 물론 뇌의 부위별 기능에 대한 연구를 지금보다 훨씬 상세하게 할 수 있어 뇌과학 연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뇌에서 생기는 자기장은 지구 자기장의 10억분의 1 이하로 매우 적은 양이기 때문에 뇌 자기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초전도 양자간섭소자(SQUID)라는 전자기력 감지기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외국 제품에 비해 감도와 측정 안정성을 향상시킨 초전도체 소재로 SQUID를 만들고 자체 기술로 제작한 측정장비 구동용 전자회로와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해 뇌에서 생기는 자기장을 1초에 1천번까지 측정할 수 있도록 만든 것. 연구팀이 개발한 측정장치에는 40개의 감지장치가 한 평면에 배열돼 있어 뇌가 자극을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지시를 운동신경에 처리하는 동안 뇌의 어느 부분에서 신호가 전달되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박사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00개의 감지장치를 이용해 머리 전체의 자기장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운영되고 있다"며 "이번 개발로 우리나라에서도 뇌의 인지 기능이나 치매 등 정신질환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