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닌 사물이나 기계에 이동전화번호를 부여,원격검침 등의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이른바 '난-휴먼(non-human) 이동통신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원격지에서 전력 사용량을 검침하거나 자동차에서 무선을 통해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기 위해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계에 이동전화번호를 하나씩 줘야 한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가입자가 3천만명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무선통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난-휴먼 서비스'에 대거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일부 분야에선 벌써부터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장 활발한 분야는 무선 원격검침이다. 전력 검침원이 기업 및 대형 건물을 일일이 방문해 월 전력 사용량을 측정하기 위해선 상당한 인건비가 들지만 무선모뎀으로 대체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가 약 2만8천여대의 시스템을 설치했다. SK텔레콤도 2만3천여대를 설치키로 했으며 KTF는 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본격 수주전에 나설 채비다. SK텔레콤은 이미 자판기에 2천6백대를 설치했다. 무선보안은 떠오르는 새 시장이다. KTF는 에스원 캡스 등 오프라인 보안업체와 제휴를 맺고 각종 보안기기를 중앙관제센터와 무선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진 전용선으로 연결돼 비용이 많이 들고 절단 위험이 있었으나 무선모뎀을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방송과의 융합서비스도 각광받는 난-휴먼 비즈니스다. LG텔레콤은 스카이라이프와 제휴를 맺고 디지털위성방송 셋톱박스에 무선모뎀을 장착하고 저가에 이를 보급하기로 했다. 셋톱박스에 내장된 무선모뎀을 통해 고객들이 특정 프로그램을 주문하거나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텔레매틱스 시장도 유망 분야다. KTF는 대우자동차와,LG텔레콤은 현대·기아자동차와 제휴를 맺었고 SK텔레콤은 독자적으로 SK주유소를 통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차량 안에 무선모뎀을 장착해 교통정보 전자상거래 금융거래 호텔예약 팩스송·수신 오락 등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올해 시장 규모가 최소 20만대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