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아직도 부유층의 스포츠로 여겨지고 있다. 박세리 김미현 등 국제적 스타가 배출되긴 했지만 대중이 부담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골프를 주제로 한 게임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 시뮬레이션 게임도 국내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골프 장르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있다. 골프장 건설 시뮬레이션과 프로골퍼 육성 시뮬레이션을 더해놓은 "심골프"(SimGolf)이 바로 그것.심골프의 오묘한 세계로 들어간다. 게임계의 살아있는 두 전설의 결합 심골프는 게임계의 전설로 통하는 두 유명 개발사의 합작품이다. 문명3,알파센타우리 등 희대의 걸작들을 만들어낸 개발사 피렉시스.이 회사는 천재 게임 개발자 시드 마이어가 이끄는 개발사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심시티 심타워 심즈 등 "심"시리즈로 단숨에 세계 정상에 오른 개발사 맥시스가 힘을 합쳤다. 이런 이유로 게임의 정식 제목도 "시드 마이어의 심골프"다. 세계가 인정하는 두 개발사의 합작품인 만큼 게임의 수준은 보장돼 있다. 자신이 만들어 가는 꿈의 골프 코스 시원하게 펼쳐진 잔디,아슬아슬한 언덕,곱게 깔린 그린.생각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지 않는가. 심골프는 플레이어에게 자신만의 골프 코스를 디자인할 수 있게 해준다. 장거리 코스,오른쪽으로 꺽이는 코스,부담없는 짧은 코스 등 다양한 방식의 코스 설계가 가능하다. 코스를 완성하면 나무 물 조형물 등을 사용해서 보기에도 즐겁게 꾸미면서 코스를 완성해 나간다. 코스의 수준에 따라 세계대회를 개최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고,아름다운 코스에는 연예인들의 별장이 들어서기도 한다. 코스의 심사는 컴퓨터의 몫.컴퓨터 골퍼들이 플레이어의 코스를 즐기면서 갖가지 평가를 내리며 결과에 따라 부를 쌓을 수도 있다. 세계를 제패하는 골퍼를 키운다 골프코스 건설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프로골퍼 육성이다. 플레이어가 만든 골프 코스에서 자신의 분신인 프로골퍼를 키울 수 있다. 프로골퍼의 외모를 고르고 갖가지 샷 기술을 키우면서 세계적인 골퍼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골퍼의 능력을 좌우하는 샷 기술은 파워 비거리 훅샷 슬라이스샷 퍼팅 아이언샷 드라이버샷 정확도 등 다양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나누어져 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만든 코스에서 골퍼를 연습시키며 기술을 연마하게 하고 같은 코스에서 열리는 각종 토너먼트에 자신의 골퍼를 출전시켜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다. 이같은 육성 시뮬레이션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코스 건설에 독특한 재미를 준다. 글을 마치며 골프를 좋아하는 장년층은 물론 골프에 익숙치 않은 젊은 게이머들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다. 게임 구조를 이해하기도 쉽고 다루기도 간편하다. 한글 버전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하지만 영어를 몰라도 게임 진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 < 이진오 게이밍그라운드 편집장 jino@ggroun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