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온라인 게임이 해외에서 그 성가를 날리고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중국 대만시장의 경우 일찌감치 서비스에 나선 덕분에 이미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자리를 잡았다. 엔씨소프트,넥슨 등 선발업체뿐 아니라 신생 업체들도 속속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국산 온라인게임의 해외진출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산 온라인게임은 대중가요 드라마 등과 함께 한류(韓流)열풍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시아 시장에선 경쟁자가 없다=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대표 박관호)가 액토즈소프트와 공동개발해 지난해말부터 중국에서 서비스에 들어간 "미르의 전설2"는 5백만명의 회원과 동시접속자 17만명을 돌파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 게임업체가 해외에서 세운 최고의 기록이다.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25만명의 동시접속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액토즈의 "천년"은 3만5천명의 동시접속자로 2위 자리에 올라 국산 온라인게임이 중국에서 나란히 1,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물꼬를 튼 대만시장도 국내 온라인게임이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리니지"는 대만시장에 1백36만명의 회원과 13만명대의 동시접속자를 확보,대만 온라인게임 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들어 해외에서 거둬들인 로열티 수입이 15억원을 돌파했다. 이밖에 "레드문" "포트리스2블루" "마지막왕국" 등 국산 온라인게임이 현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이들 국내업체는 최근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달부터 중국에서 "리니지"의 시범서비스에 들어가며 제이씨 엔터테인먼트는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태국시장에 진출했다. 게임의 본가 미.일 시장을 잡아라=미국과 일본은 최근 국내업체들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다. 게임의 본가인 두 시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세계시장에서 제대로 대접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CCR 등이 연초부터 일본에서 유료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등 신생게임의 선전도 눈길을 끌고 있다. "라그나로크"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국내에서의 명성과 달리 뒤떨어진 그래픽때문에 미국시장에서 고전하는 것과는 달리 일본과 미국에서 각각 13만명과 23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오는 31일에는 일본 도쿄 산업회관에서 일본 게이머들이 참가하는 "라그나로크 페스티벌"도 대대적으로 준비중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니게임업체인 "넷마블"도 일본 KT인터렉티브(대표 다카하시 세히고)와 10억원 규모의 콘텐츠 제공 계약을 맺고 일본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넘어야 할 산=무조건 해외시장에 먼저 뛰어든다고 선점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현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없을 경우 경우 백전백패라는게 지난 2~3년간의 경험에서 드러났다. 미국과 유럽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넥슨,엔씨소프트가 어려움을 겪는 것과 액토즈소프트가 중국진출 초기에 애를 먹었던 것은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는 초고속 인터넷보다는 56K의 모뎀 이용자가 많은데도 초기 마케팅전략 수립 과정에서 이를 간과해 실패한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 액토즈소프트의 배성곤 팀장은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때 현지사정을 잘 모르고 첫 파트너선정에도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 이용자가 쉽게 즐길수 있도록 게임을 만들고 믿을만한 파트너를 선정하는등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