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했던 네덜란드군 출신 노병과 전후세대인 한국군 상사가 e-메일을 주고받으며 1년 남짓 전우애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전 참전 노병 리처드 얀센(75)씨와 육군 36사단 군수처에 근무하는 이무원(39) 상사가 e-메일 전우애를 싹틔운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지난 51년 강원도 원주.횡성지구 전투에 참전했다가 부상한 휴유증으로 암스테르담의 한 병원신세를 지고있는 얀센씨의 평생 소원은 당시 치열했던 전투 현장을찾아, 전사한 동료들의 넋을 위로하는 것. 미 2사단과 항공여단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 상사는 네덜란드에서 수출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국적 한국인 민 제이(42)씨로 부터 얀센씨의 딱한 소식을 듣게됐고, 그에게 위로의 전자메일을 보내게 된 것이다. "참전비 사진을 보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싸웠던 그 곳을 죽기전에 다시 볼 수 있어 마음 흡족합니다." 이 상사가 보내준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에 있는 `네덜란드 참전비''사진을 보고한참을 울었다는 소식을 그 역시 e-메일을 통해 보내왔다. 이후 이 상사는 당시 전투현장을 계절별로 정성스럽게 사진에 담아, e-메일을통해 보냈고 얀센 씨는 "보내준 편지와 사진을 통해 나의 인생을 다시 찾은 기분"이라며 "전우애 이상의 정을 느낀다"고 매번 고마워했다. 이 상사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남의 나라 땅에서 피를 흘렸던 그 분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정성어린 편지로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