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전략제휴를 맺은 KT(한국통신)와 MS(마이크로소프트)가 예상과 달리 인터넷시장에서 경쟁자 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MS의 닷넷전략을 시험할 새로운 포털은 KT와의 ''공동브랜드 포털''이지만 MS가 거의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KT는 공동브랜드 포털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비즈메카닷컴 렛츠KT닷컴을 별도로 유지하고 여기에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KT,인터넷사업 독자구상 유지한다=양사가 제휴에 서명하기 전 MS는 KT에 ''하나의 공동포털''을 만들자고 제의했다. KT가 갖고 있는 한미르 메가패스닷넷 비즈메카닷컴 렛츠KT닷컴(계획중)등 기존 포털을 없애고 MS와 새로운 공동포털을 만들자는 얘기였다. KT는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인터넷사업에서 MS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이 제의를 거부했다. 윤종록 KT e비즈본부장(상무)은 "KT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공동브랜드 포털을 홍보하고 유치하는 수준의 협력만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새 포털에 KT가 투자하거나 공동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활동만 돕는 수준에 그친다는 얘기다. ◇포털사업에서 경쟁 불가피=닷넷에 기반한 공동브랜드 포털은 일반인은 물론 기업들에 각종 솔루션을 전기나 수도처럼 제공하고 KT의 과금체계를 통해 이용료를 징수하게 된다. 이는 기업의 그룹웨어를 제공하는 비즈메카닷컴(www.bizmeka.com)과 거의 비슷하다. 또 하나의 ID로 어떤 사이트든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는 ''싱글사인온(single sign-on)''개념도 렛츠KT닷컴과 새로운 포털에서 동시에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윤 본부장은 이에 대해 "거의 유사한 개념과 고객을 상대로 하고 있어 경쟁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상당부분 갈등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과의 제휴가 새 변수=KT는 다음의 가입자기반과 콘텐츠,포털운영 노하우 등을 높이 평가하고 제휴를 추진중이다. 아직은 렛츠KT닷컴에 포함될 포털로 다음을 상정하고 있지만 향후 논의에서 협력의 폭과 수준이 높아질 수도 있다. MS의 권찬 부장은 이에 대해 "MS와 KT의 제휴가 장기적인 시너지효과를 염두에 둔 만큼 KT가 다음과 함께 MS에 대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KT와 다음의 제휴협상에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