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화두"는 해외 진출이다. 작년까지 경기 침체와 극심한 경쟁 속에서 IT업체들은 큰 고통을 받아왔다. 더 이상 좁은 국내 시장에서 영토싸움을 벌여봐야 성장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휴대폰과 통신 서비스 분야 등에서 우리 기업들이 차별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수출을 성장의 무기로 활용하려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각 IT 업종별 해외진출 현황과 전략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휴대폰은 수출의 견인차다. 지난해 휴대폰과 기지국 장비 등 이동통신 기기의 수출액은 1백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휴대폰만 97억달러에 달한다. 반도체,자동차에 비해 총 규모가 아직 작지만 실적이 연평균 50%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최대 '효자상품'으로 등극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당장 이동통신 기기의 올해 수출 목표는 1백50억달러다. 이 목표를 이룬다면 스웨덴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의 통신 강국이 될 수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최대 공략처는 중국시장.오는 8일부터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CDM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기 때문에 가히 폭발적 수요가 형성될 수 있다. 또 새롭게 부상하는 인도도 주요 공략 대상이다. 미국과 유럽 등 대형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선전해온데다 최근에는 남미 동구권 동남아 등지에서도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에 수출 전망은 매우 밝다. '애니콜 신화'를 만든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4위의 휴대폰 강자가 됐다. 조만간 세계적 통신업체인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전세계에 2천2백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38억달러의 실적을 냈다. 삼성은 당초 올해 2천5백만대 이상을 수출,40억달러의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이를 대폭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니콜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20여개 이상의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모토로라와 1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는 최근 현지 합작 공장에 대한 조업 허가가 난 것을 바탕으로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8위의 휴대폰 업체로 올라선 LG전자의 목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휴대폰 7백만대를 수출,10억달러의 실적을 냈으나 올해 북미와 중국 시장을 교두보로 1천1백만대를 팔아 1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특히 올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단말기를 생산,판매하고 현지 업체와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한편 가전에서 형성된 'LG'브랜드를 고수해 중고가 휴대폰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마산 수출 자유지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키아TMC의 경우 지난해 30억달러 안팎의 수출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중견 휴대폰 업체들의 선전도 눈부시다. '젊은 기업'으로 잘 알려진 팬택은 지난해 2억5천만달러의 실적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적어도 지난해의 두 배 이상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벤처기업에서 중견 휴대폰 업체로 급성장한 세원텔레콤도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지난해 1억8천만달러였던 수출실적을 대폭 신장시키기로 했다. 스탠더드텔레콤은 올해 3천6백만달러에서 내년에 1억5천4백만달러 규모의 휴대폰을 수출하기로 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