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간에 SK텔레콤 주식의 해외매각을 놓고 줄다리기가 재연될 전망이다. SK㈜와 SK글로벌이 외국 금융회사인 시그넘9에 맡겨놓았던 SK텔레콤 지분 14.5%(1천200만주)가 21일 계약기한 만료로 다시 국내로 유입됨에 따라 SK텔레콤 지분의 외국인 소유한도(49%)에 여유가 생겨 KT도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 10.4%를 해외에 매각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소유한 SK텔레콤 지분은 6월1일 기준으로 총 46.5%에 달했으나 이번에시그넘9에 매각된 14.5%가 돌아옴에 따라 현재는 32% 가량이어서 외국인이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SK텔레콤 지분은 17%가량이다. 따라서 SK와 KT중 어느 한쪽이 먼저 SK텔레콤 주식을 해외에 매각하면 다른 한쪽은 그만큼 해외매각의 길이 좁아지게 된다. 예컨대 KT가 먼저 SK텔레콤 주식 10.4%를 모두 해외에 매각하면 SK측이 해외에 매각할 수 있는 SK텔레콤 지분은 6.6%로 줄어들게 되고, 반대로 SK측이 14.5%를 전량 해외에 매각하면 KT의 해외매각분은 2.5%로 줄어든다. 사실 KT는 초고속 인터넷망 확충, 구형 교환기 교체, IMT-2000사업 등 신규투자에 막대한 자금수요가 발생, SK텔레콤 주식을 해외에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SK측이시그엄 9에 SK텔레콤 지분 14.5%를 매각, 외국인 소유한도를 꽉채우는 바람에 이같은 계획에 차질을 빚은 상황이다. SK도 되돌아온 SK텔레콤 지분 14.5%를 내년 2월까지 국내외에서 증권 발행 등의다양한 방안을 통해 전량 처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KT와 SK는 내년 2월까지 SK텔레콤 주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가면서 매각작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사는 증시에 직접 매각할 경우 주가하락을 초래해 손해를 보는 만큼 국내 증시에 직접 매각하는 것은 피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 주식 연계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매각하거나,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방안 등 두가지 방안이 유력한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한 주식연계증권 발행하는 방안은 국내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음을 감안할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자금력 있는 해외기업이나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해외매각이 가장 유력한 방안이라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KT관계자는 "SK텔레콤 지분 10.4%를 보유하는 것이 1대주주 자격을 부여하거나 경영권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5년내에 전량 매각한다는것이 기본 방침"이라면서 "내년부터 높은 프리미엄을 받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와 SK는 SK텔레콤 주식의 해외매각을 놓고 내년초부터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