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관련 제품의 유저(사용자)들이 효율적인 제품사용법을 공유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공동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이름하여 "유저그룹 사이트"가 그것이다. 자동차 등 일반 상품에도 유저그룹 사이트가 있지만 IT관련 유저그룹은 어느곳 보다도 빠른 정보공유 능력을 갖고 있어 관련 업체들을 긴장시킨다. 초고속인터넷 유저그룹인 "비씨파크(www.bcpark.net)" 운영자 박병철(28)씨와 MS 윈도 유저그룹 "베타뉴스(www.betanews.co.kr)" 운영자인 이직(28)씨는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대표적 인물이다. 박씨는 두루넷 직원이면서도 유저그룹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이씨는 유저그룹 사이트를 비즈니스 모델화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비씨파크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업로드(송신) 속도제한 문제를 물고 늘어져 많은 초고속인터넷 사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소식을 듣고 비씨파크를 처음 찾은 유저들은 한번 더 놀랐다. 비씨파크 운영자인 박병철씨가 두루넷 직원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박씨는 그러나 "두루넷 편을 들면 회원들로부터 항의가 쏟아지고 방문자수도 급감한다"며 "50명의 운영진을 두는 등 객관성을 유지하느라 적잖게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런 그의 중립성 확보 의지가 비씨파크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래 1년 만에 회원수가 5만명으로 늘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인터넷 순위선정 사이트인 랭크서브(www.rankserve.com)에 따르면 비씨파크는 컴퓨터 전체부문에서 3위,소프트웨어 부문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개인홈페이지로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박씨는 "지난 8월 한달간 사내판매 캠페인이 있었는데 이때 비씨파크를 통해 50명의 가입자 신청을 받아 개인실적 1위를 차지했다"며 "비씨파크의 덕을 본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며 멋적게 웃었다. 베타뉴스는 국내 최대의 윈도정보 및 커뮤니티 사이트다. 현재 회원수만 6만명에 달한다. 그런 의미에서 운영자 이직씨가 지난 10월 베타뉴스란 개인회사를 설립하고 개인홈페이지 형태에서 상업적 사이트로 탈바꿈시킨 것은 하나의 뉴스였다. 유저그룹 사이트가 상업 사이트로 변신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베타뉴스를 비상업적 사이트로 유지하기에는 경비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며 "광고와 공동구매를 통해 수익사업을 벌여 더 좋은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아직은 광고 등으로 인해 윤리성이나 객관성이 손상당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그런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직의 윈도2000 이야기"로 시작했을때 도메인이었던 "www.leejik.pe.kr"을 베타뉴스 도메인과 아직 병행 사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