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소(소장 장인순) 황성태 박사 연구팀은 22일 자력(磁力)으로 동력을 전달하도록 설계, 별도의 밀봉창치를 설치하지 않아도 내부 물질이 유출되지 않도록 만든 `디스크형 무누출 자석펌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독성 물질이 조금이라도 누출되면 사람이나 환경에 영향을 주는 원자력발전소나 석유, 화공약품 취급업체 등에 널리 쓰일 전망이다. 일반 펌프는 동력을 전달하는 축과 유체(流體)에 힘을 가해 원하는 쪽으로 밀어내는 부분이 직접 연결돼 있기 때문에 유체의 압력이 높아지면 동력 전달 부분으로 누출될 우려가 있다. 누출 우려가 있는 부분이 고무 등 재료로 막혀 있기는 하지만 방사성 물질같이 아주 조금만 유출돼도 큰 피해가 생기는 물질을 옮기려면 항상 사고 발생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황 박사 연구팀은 원자력연구소에서 지난 96년 개발한 `자력 전달장치형 밸브'를 바탕으로 유체를 밀어낼 만큼의 힘을 내면서 섭씨 500도 정도의 높은 온도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펌프를 만들어 냈다. 연구팀은 "일반 펌프는 동력 전달부분과 유체 접촉부분의 마모 현상 때문에 수명이 6개월~2년인데 비해 자석식 펌프는 완벽하게 밀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명이 반영구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원자력 연구개발 실용화 연구사업'으로 지정해 1억9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한 과학기술부는 "연간 200만달러 정도의 수입 대체효과는 물론 원자력발전소 안전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