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IBM이 나노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저장장치(스토리지)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6일 "차세대 스토리지의 공동 개발을 위해 두 회사간 협력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공동 연구가 추진되면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 저장장치는 기존 자성 저장장치보다 20배 이상 밀도가 높아 가로 세로 1인치당 4백 기가바이트 정도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따라서 제품이 시판되면 연간 5백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세계 스토리지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할 뿐만 아니라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 등에 적용돼 50억달러 이상의 추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파급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삼성과 IBM 휴렛팩커드 히타치 등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여왔다. 이 분야에서 전통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IBM이 삼성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면 시너지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어 기업간 경쟁 구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IBM은 내년 중 나노 스토리지 시제품을 시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삼성도 정보를 읽는 속도를 매우 빨리 향상시키는 특허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IBM의 기술과 결합되면 국제 표준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노 기술을 이용한 저장장치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극미세 금속 탐침으로 플라스틱 같은 성질을 갖고 있는 '폴리머 필름' 위에 점을 찍는 원리가 이용되고 있다. 뾰족한 탐침에 전류를 보내면 마찰열이 발생,폴리머 필름에 점이 찍히게 되는데 점이 찍힌 부분은 1이 되고 점이 찍히지 않은 부분은 0의 디지털 신호를 나타내 정보가 저장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