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11일 저녁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에서 가진 '추계 컴덱스 2001' 기조연설에서 앞으로의 10년을 '디지털 데커드'(Digital Decade; 디지털 10년)라고 규정했다. 1만5천여개의 좌석을 가득 메운 컴덱스 쇼 전야제 행사장에서 파란색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의 빌 게이츠 회장은 최근 출시한 윈도XP를 의식, "컴덱스XP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로 연설을 시작한뒤 이같이 전망했다. 게이츠 회장은 최근 나스닥 주가, 소비자 신뢰지수, PC 판매량 등의 하락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가리키며 일부에서 기술의 시대가 갔다고 진단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년동안 PC기술은 혁명적으로 변화를 해왔으며 이제 '디지털 데커드'라는 PC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다양한 가격의 디지털 기기들이 출현해 윈도XP 같은 발전된 소프트웨어와 연결될 것이고 PC에 의존해왔던 사람들은 집안일이나 사업은 물론이고 친구와 연락을 주고 받거나, 게임, 음악, 영화를 즐기는 등 일상 생활에서 더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카메라, e-메일 박스, 인스턴트 메신저, 윈도XP의 판매량은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게이츠 회장은 "우리는 90년대에 해왔던 것보다 배 이상 생산성 향상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출현이 인류의 편리성을 증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특히 이날 연설에서 다양한 태블릿PC를 들고나와 디지털 시대에 가장 각광받을 컴퓨팅기기라고 강조했다. 게이츠 회장이 들고나온 태블릿PC는 노트북 만한 크기로 펜으로 그린 그림을 그래픽으로 변형시켜주고 텍스트를 복사하거나 줄사이에 빈공간을 넣는 등 간단한 워드프로세서 작업을 할 수 있으며 터치 스크린 방식이다. 게이츠 회장은 "내년에는 이곳에 계신 많은 분들이 태블릿PC에 메모를 하기를 기대한다"며 태블릿PC의 대중화를 예고했다. 한편 게이츠 회장은 MS의 방향을 암시하는 내용의 장난스런 비디오 테이프를 상영해 좌중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강훈상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