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는 침체된 PC시장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윈도XP는 출시 몇달전부터 제품 자체보다 "PC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지난해 비정상적인 호황을 누렸던 세계 PC시장이 올들어 급격히 악화되면서 PC업계에서는 윈도XP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아난드 찬드라세커 부사장은 "윈도XP 출시로 내년 전세계 기업 가운데 절반이 새로운 PC를 구입할 것"이라며 "따라서 윈도XP 출시가 PC시장에 활력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데이터퀘스트의 찰스 스멀더 부사장은 "윈도XP 출시는 PC판매에 작은 영향만 줄 것"이라며 "실질적인 구매는 현재 갖고 이는 PC의 수명이 끝난 다음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윈도XP 무엇이 다른가=윈도XP의 가장 큰 변화는 편리한 사용법,빠른 속도,향상된 안정성,편리한 네트워크다. 잘 표시나지 않지만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안정성이다. 이전 윈도는 1980년대 만들어진 도스(DOS)를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에 PC가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윈도XP는 도스에서 완전히 탈피해 시스템이 다운될 때 보이는 '블루 스크린'이 나타나는 확률이 크게 줄었다. 네트워크 향상도 중요한 변화로 꼽힌다. 윈도XP는 인터넷을 통해 멀리 떨어진 PC를 쓸 수 있다. 윈도XP는 또 다양한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웬만한 소프트웨어는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윈도XP는 특히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를 재생하고 CD롬을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 플레이어,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무비 메이커를 함께 제공한다. 운영체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데이터를 복구하는 시스템 복원 기능도 윈도XP 안에 들어 있다. ◇윈도XP 시판에 대한 반응=잔뜩 흥분하고 있는 MS와 달리 시장에서의 반응은 덤덤한 편이다. 서울 테크노마트 상인들은 "윈도XP가 아무리 좋아도 경기가 나아지지 않으면 PC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테크노마트에서 오랫동안 일했다는 탑월드의 김용희 과장은 "윈도ME가 나왔을 땐 이것저것 물어보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윈도XP는 궁금해하는 손님조차 별로 없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윈도XP를 탑재한 PC가 지난 4일부터 판매되고 있지만 수요는 많지 않은 편이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를 중심으로 최근 PC 수요가 조금 늘고 있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