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보급대수 1천5백만대, 이동전화 가입자수 2천6백만명, 인터넷 이용자수 1천9백만명..."(2000년 말 현재) 우리나라 정보화 현주소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치들이다. 이 숫자들만 봐도 우리나라에서 정보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확산속도가 기하급수적이다. 지난 95년만 해도 인터넷 이용자는 36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97년 1백63만명, 98년 3백10만명, 99년 1천만명, 2000년 1천9백만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이어져 지난 6월말 현재 2천3백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2명당 1명꼴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90% 이상이 일주일에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거의 매일 이용하는 인터넷 상시 이용자 비율이 60% 가량인 1천4백만명 이상으로 추정됐다. 또 초고속인터넷인 ADSL(디지털가입자망)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장소도 회사나 PC방보다는 가정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ADSL 등 초고속인터넷 이용자수는 지난 8월말 현재 6백76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ADSL 등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가정이 전체 가구의 30.7%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데다 보조금 금지로 휴대폰 구입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말 2천6백만명까지 증가했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8월말 현재 2천8백만명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이동전화 가입률 순위가 지난해 세계 8위에서 올해는 18위로 밀려났다. PC 보급대수는 지난해 말 현재 1천5백만대로 4인 기준 1가구당 평균 1대 이상의 PC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보급률(1백명당 PC보급대수)에서는 여전히 선진국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PC 보급률 1위인 미국의 경우 1백명당 59대의 PC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보유대수가 19대로 세계 23위에 머물고 있다. 정보화 속도가 빠른만큼 정보화에 따른 부작용도 심각해지고 있다. 해킹이나 컴퓨터 바이러스 감염 신고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단속건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에 접수된 해킹 피해사례의 경우 98년에는 1백58건에 불과했으나 99년에는 5백72건, 2000년에는 1천9백43건으로 급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