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인터넷 이용자가 2천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첫번째 과제는 중소 콘텐츠 업체(CP)의 육성이다. 지금의 무선인터넷 시장은 이동통신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어 CP들은 사실상 끌려가는 형편이다. 이용료 배분이나 콘텐츠 수준을 결정할 때도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일방적인 방침에 따른다. 그러나 무선 인터넷의 성공은 무엇보다 콘텐츠의 품질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우수한 CP들을 발굴하는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령 영세한 CP들의 개발비용을 이동통신업체가 분담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콘텐츠 유료화도 빠른 시일내에 정착시켜 좀더 많은 보상이 CP들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선 인터넷 시장의 폐쇄성도 문제로 꼽힌다. 실제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콘텐츠를 배타적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CP 입장에서는 모든 휴대폰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 이로 인해 CP의 수입구조가 왜곡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무선 인터넷 망을 개방해 고객이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의 포털에도 자유롭게 접근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동통신 사업자의 포털사이트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거나 독립적인 무선 포털사이트를 만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무선인터넷 기술의 표준화도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은 제각각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무선 인터넷 시장의 폐쇄성을 유발해 결국 CP들을 이동통신업체에 종속되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대부분 외국에 의존하는 무선 인터넷 기술의 국산화도 서둘러야 과제로 꼽힌다. 특히 IT벤처기업이 개발한 우수 국산 기술을 외면하고 지나치게 외국 기술에 의존하는 이동통신업체들의 행태는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요구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