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PC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PC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현대멀티캡은 최근 주문물량이 크게 늘어 이번 추석에 공장을 가동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삼보컴퓨터는 미국 테러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신규 주문이 줄을 이어 추석연휴 동안 공장을 정상 가동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외국 대형 PC업체와 수출계약이 체결돼 올해 말까지 매달 35만∼40만대를 공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보컴퓨터는 생산직원 1천여명이 추석에 출근해 주야 2교대로 일하게 된다. 삼보컴퓨터는 특히 수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중국 선양공장과 지난 9월 양산에 들어간 멕시코공장까지 완전 가동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미국 테러로 세계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오히려 주문이 늘어난 것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XP' 출시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대형 외국 PC업체들이 기술을 인정받는 생산업체에 ODM(생산자설계공급방식)주문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견PC업체인 현대멀티캡도 추석연휴에 두 개 생산라인 가운데 한 라인을 가동한다. 하루 3백5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멀티캡 관계자는 "최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직판이 늘어나면서 추석에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