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밤새 운동장에서 우리가 새벽에 일어나길 기다렸다가 배웅해줬어요.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따라와서 눈물을 흘린 학생들도 있었죠" 인터넷청년봉사단의 일원으로 지난달 12일부터 보름동안 중국 신장성 우루무치에서 활동하고 돌아온 대학원생 이주열(30)씨는 중국을 떠나던 날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남을 돕는다는 것이 이렇게 큰 기쁨이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컴퓨터를 가르치겠다며 중국에 도착했을 때는 암담했다. 무엇보다 인프라가 엉망이었다. 공산국가여서 그런지 외국으로 나가는 인터넷 망은 차단돼 있었고 모뎀 하나로 여러대의 컴퓨터를 접속해서 쓰고 있는 형편이었다. 네트워크의 속도가 너무 느려 e메일 하나를 검색하는데 1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 그냥 귀국해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낯선 곳에서 외국 학생들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더군요.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1백60여명에게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르쳤죠.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어려웠어요.중국어가 서툴러 영어를 사용했는데 학생들이 잘 알아듣지 못해 손짓 발짓을 모두 동원해야 했죠" 이씨는 열정 하나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한류(韓流)" 영향으로 아이들은 안재욱 김희선 HOT 등 한국 연예인들을 잘 알고 있었고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곤 했다. "인터넷 사용법과 HTML 등을 가르쳤는데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매우 열심히 따라줬어요.나중에 홈페이지 경연대회까지 열었지요.귀국후에는 몇몇 아이들한테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e메일을 받았어요. 열심히 따라준 아이들이 기특하기만 합니다" 인도 뭄바이 인근 푸네(pune)시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온 대우인터내셔널 김상영(31)씨도 만만치 않은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문화적 충격이 컸다. 한번은 인도 대학 관계자들과 음식점에 가서 차와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당황한 적이 있다. 김씨는 인도인들의 시간관념이 철저하지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는 정보화격차 해소 차원에서 주로 20~40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쳤다. 인도로 떠날 때만 해도 인도가 IT(정보기술)강국이기 때문에 수준 높은 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일반인들의 컴퓨터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엄격한 신분제 탓에 컴퓨터를 잘 다루는 층은 소수였고 대부분 기초부터 가르쳐야 했다. 해프닝도 많았다. 처음엔 학생들이 자꾸 고개를 옆으로 흔들어 당황했다. 열심히 설명하고 나면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고개를 옆으로 흔드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들은 기분이 좋고 이해가 됐을 때 고마움을 표시하는 의미로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고 했다. 김씨는 "화장실 문화를 비롯해 현격한 문화적 차이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터넷청년봉사단활동을 통해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소중한 민간교류가 이뤄졌다고 확신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