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퀄컴사의 일방적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로열티 재협상 자세로 한국의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최대시장으로 떠오르는중국시장 진출에 난관을 맞고 있다. 18일 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 8월 한국에 대한 최혜대우 원칙을 무시한 채 기존 한국식(내수 5.25%, 수출 5.75%)과 중국식(내수 2.65%, 수출 7%)로열티중 택일할 것을 요구, 삼성전자를 비롯 어느 업체와도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업체들은 중국식이든 한국식이든 수출 로열티가 5%를 넘으면 중국 국내 생산업체들의 로열티인 2.65%와 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수출로열티를 5% 이하로 내려줄 것을 퀄컴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퀄컴측은 한국식과 중국식 패키지에 대한 택일 협상만을 고집,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2천800만명을 돌파하면서 보급률이 포화에 근접, 수출증대가 절실해진 우리나라 CDMA 산업구조에 비춰볼 때 수출로열티 재조정이 시급한 당면과제"라며 "퀄컴이 한국에 대한 최혜대우 원칙을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자사의 이익만 도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퀄컴의 논리대로 한다면 한국업체가 중국에 휴대용 단말기를 수출할 경우 오히려 역마진이 생겨 중국시장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면서 "계약서 전체를 검토, 퀄컴과의 불공정.불평등 계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당국은 미국의 모토로라와 자국의 18개 업체만이 중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며 "더구나 중국 현지 생산업체도 외국지분이 20%를 넘으면 중국내 로열티를 적용받을 수 없도록 해 중국업체에 유리하게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퀄컴사에 총 2억3천여만달러를 지불했으며 현행 한국식 로열티를 기준으로 할 때 금년 3억6천800만달러, 내년 3억2천800만달러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불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기업들은 95년부터 작년까지 선급기술료(250만∼850만달러)를 포함한 CDMA 로열티로 총 7억5천785만달러를 퀄컴에 지불했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지난 12일 김성우 퀄컴한국지사장을 증인으로 공식채택하는 한편 국회 차원에서 퀄컴을 방문, 시정을 요구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rhe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