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테러사태 여파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의투자가 위축되면서 국제경제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통신업체들의 외자유치가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 LG텔레콤, 데이콤, 하나로통신, SK텔레콤 등통신업체들은 이번 미 테러사태로 인해 그동안 자금줄이 돼왔던 미국기업들의 투자의지가 위축될 경우 신규투자를 위한 자금마련 등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한통의 경우 2002년 6월말까지 민영화를 완료한다는 방침하에 올해안으로 정부지분 15%(구주 5%, 신주 10%)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기업에 매각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한통은 미 마이크로소프트(MS)사 등 3∼4개사와 지분매각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MS사와의 제휴에 대해 국내에서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데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테러사태까지 겹쳐 연내 지분매각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데이콤도 부채상환 및 신규투자 자금마련을 위해 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12일 홍콩에서 외국기업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IR)를개최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각국의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보류하려는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분간 외자유치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같다"고 말했다. LG텔레콤의 경우 IMT-2000사업을 위한 자금마련을 위해 캐나다의 TIW사와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실정이어서 TIW사외에 미국 기업을 상대로투자자를 물색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테러사태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도 초고속망 투자는 물론 파워콤 인수자금 등 대규모 자금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지금까지 미국 등 외국기업들을 상대로 투자협상을 벌여왔으나 파워콤지분매각 일정 연기에 이어 이번 테러사태라는 악재를 만나게 됐다. SK텔레콤도 일본 NTT도코모와 벌이고 있는 지분 14.5%(1천300만주) 매각협상이이번 미국 테러사태로 인해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경제가 침체속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 NTT도코모역시 대규모 투자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과 외자유치 협상을 벌여왔던 국내 통신업체들은 이번 테러사태 이후 미국 기업들의 입장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이번 테러사태가 외자유치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고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통신업체들이 미 테러사태로 인해 외자유치에 차질을 빚을 경우 한통 민영화 지연 및 IMT-2000사업 투자자금 부족 등의 문제가 야기되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정부가 추진중인 통신시장 3강구도 개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jn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