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택 < 정보통신부 장관 >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우리는 농업혁명, 산업혁명에 이은 인류 역사상 3번째 대변혁인 "디지털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 모든 정보를 0과 1의 전기 신호로 처리하는 디지털 기술이 인터넷과 결합하여 세계 도처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우리 삶의 전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달라진 모습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자. 온라인 뱅킹, 사이버 증권 등이 확산됨에 따라 대리점, 영업사원 등 기존의 유통단계가 축소되고 있다. 인터넷은 소비자 선택권과 발언권을 대폭 강화해 소비자 중심의 경제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비자가 가격을 비롯해 요구사항을 먼저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의 전자상거래이다. 인터넷의 개방성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준(準)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가상토론이 활성화되고 있고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 주식시장인 포스닥도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는 정보화 및 정보통신 전담 조직으로 출범한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각종 정책을 적극 추진해 이같은 새로운 변화에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작년 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1질을 20초에 전송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고속도로"를 완성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장 잘 쓰는 국민이 될 수 있도록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인터넷 인구는 올해 들어 2천만명을 넘어섰고 금년말까지 2천6백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정보통신산업은 98년 이후 연평균 27% 이상의 고도성장을 통해 이제 수출.고용 등 우리 경제 발전의 핵심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전자정부 구현도 내년이면 결실을 거둬 4천여 종의 민원 업무중 반 정도를 안방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제 이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재도약해야 할 때가 됐다. 최근 앨빈 토플러는 한 보고서에서 "제 3의 물결에서 한국이 모방할 수 있는 검증된 모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발전모델이 필요하며 이 발전모델을 우리 스스로 개발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IT를 중심으로 새로운 발전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정부는 지식과 기술의 접목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선진국과의 지식.기술 격차를 좁히고 정보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또 IT를 기반으로 생명공학 재료공학 나노기술 등 관련 기술을 통합, 기술혁신의 폭을 넓혀 나갈 것이다.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무형자산의 수출 증대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면 가까운 장래에 우리나라가 21세기를 주도하는 지식정보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