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에서 "CDMA 벨트"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LG텔레콤 사람을 만나도 CDMA 벨트에 관해 얘기하고 SK텔레콤 삼성전자나 정보통신부 사람을 만나도 똑같은 얘기를 한다. 골자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잇는 CDMA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CDMA 벨트 구축이란 인접 국가들이 줄줄이 CDMA 방식을 도입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기업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아시아.태평양 단일통화권"을 강조한다. 이 지역을 여행할 때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핸드폰을 들고 나가 그대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로 CDMA 벨트를 얘기한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장비 메이커들은 "거대한 CDMA 시장"이란 뜻으로 이 말을 사용한다. CDMA 벨트에 가장 집착하는 업체는 최근 3세대 동기식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된 LG텔레콤.이 회사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CDMA 사업자들과 협력해 환태평양 CDMA 벨트를 구축키로 하고 최근 해외협력팀을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일본의 KDDI,중국의 차이나유니콤,미국의 버라이존 스프린트 등과 제휴,로밍(상호접속)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작년말 3세대 비동기식 이동통신 사업권을 따낸 SK텔레콤은 두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동기식에서는 CDMA 벨트를 형성,서비스 운용 기술을 수출할 계획이다. 이미 몽골에 이동통신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2월부터 CDM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CDMA 3세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베트남 정부의 허가를 받았다. 또 중국 CDMA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에는 네트워크 운영에 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SK텔레콤은 비동기식 3세대 서비스인 W-CDMA를 근간으로 한국-일본-중국을 연결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동아시아 3국 비동기식 사업자들끼리 협력해 단일통화권을 만들겠다는 것.엄밀하게 말하자면 "한.중.일 W-CDMA 벨트"를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CDMA 벨트 구축 전략의 첨병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CDMA 장비 메이커들이다. 이들은 GSM 방식을 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CDMA 불씨를 지피며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통신업계의 역량을 결집해 아시아.태평양 CDMA 벨트를 형성한 후 중동 동구를 포함한 세계 전역으로 CDMA 벨트를 넓혀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