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인간배아줄기(幹)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기금을 엄격한 사용제한을 조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9시(한국시간 10일 오전 10시) 휴가를 보내고 있는 텍사스주(州) 크로퍼드 목장에서 전국에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인간배아 줄기세포연구에 연방정부 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기금의 사용방식에 대해서는 연방정부의 엄격한 제한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기세포 연구가 난치병 치료 등 획기적인 의학적 발전을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금지원에 찬성했다"면서 "하지만 윤리적 우려를 고려해 연구는 부분적인 장기 세포 배양만이 가능한 인간 배아에서 추출된 기존 60개 줄기세포주(株)에만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줄기세포 연구는 인간 배아를 만드는데 필요한 정자와 난자를 제공한기증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이들에게 어떤 금전적인 혜택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줄기세포 연구는 큰 가능성과 함께 자칫 커다란 위험도 초래할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다양한 의견 수렴과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쳐 기금 지원을결정했다"면서 "나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기금지원 결정과정에서 첫째, 냉동된 인간배아를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인간으로 봐야하는지 둘째, 인간배아가 더 큰 선(善), 즉 다른 생명을 구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연구를 위해 이용돼서는 안되는지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를진지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감리교 신자로 낙태 반대론자인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학계,정계 뿐만 아니라종교계 등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혈액, 간, 근육 세포 등 어떤 세포로도성장할 수 있는 만능세포인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신체기관을 복구할 수 있고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그러나 종교계 등 보수층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아를 연구목적으로 죽이는 것은 인륜에 반하는 살인행위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