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항상 있습니다. 다만 찾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현주컴퓨터의 김대성(37) 사장은 자신감이 넘친다. PC시장 침체라는 현실도 그에겐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것 같다. "작년보다 시장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시장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물론 다른 PC 업체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 시장을 키우고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입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기회는 있기 마련입니다" 현주컴퓨터는 최근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30만대의 PC를 판매해 3천2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법인으로 전환한 첫해인 지난 92년 매출 15억원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성장이다. 올해는 시장상황을 감안해 33만대를 목표로 잡았다. 최근 컴퓨터 시장점유율 논쟁에 불을 붙인 것도 현주컴퓨터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뒤를 이어 3위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공신력있는 자료가 발표되지 않아 함부로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현주컴퓨터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지난 2월 한국갤럽과 온라인 리서치회사인 베스트사이트가 민간부문 PC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주컴퓨터는 삼성전자(30.4%), 삼보컴퓨터(12.6%)에 이어 6.2%로 3위를 기록했었다. 김 사장은 성공요인으로 "품질안정"과 "서비스망 확대"를 꼽았다. 품질을 높이고 서비스망을 확충해 고객만족을 이끌어 낸 것이 성공비결이라는 설명이다. 현주컴퓨터는 고객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24시간 서비스 체제에 들어간다. 김 사장의 공격적 경영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현주컴퓨터는 외환위기 당시 오히려 투자를 크게 늘렸다. "위기는 바로 기회"라고 생각해 온 김 사장은 과감하게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경쟁사들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감원을 하고 투자를 억제할때 반대로 직원을 늘리고 자동화 설비를 들여왔다. 월 5천만원이던 광고비도 3억원으로 늘렸다. 물론 이런 공격적인 경영이 순로롭지만은 않았다. 환율 급등으로 PC를 한 대 팔때 무려 15만원의 적자가 났다. 수입부품가가 비싸졌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대리점에 제품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건의했지만 김 사장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끝까지 밀어붙였다. 이런 무모할 정도의 경영은 곧 빛을 발했다. 대리점들이 김 사장을 믿고 제품이 공급되기도 전에 결제를 해 준 것이다. 이때 쌓은 신뢰가 현주컴퓨터의 큰 자산이 됐다. "기업은 1등을 하지 않으면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2003년엔 시장점유율을 20%로 높이고 2010년엔 국내 1위를 할 것입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